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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잡은 강백호, 3위로 올라선 KT…"더는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

중앙일보

입력

"여기서 더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프로야구 KT 위즈 강백호(23)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가 올 시즌 60번째 승리와 함께 3위로 도약한 직후였다.

햄스트링 부상을 떨치고 돌아와 KT의 3위 등극에 큰 힘을 보탠 강백호. 연합뉴스

햄스트링 부상을 떨치고 돌아와 KT의 3위 등극에 큰 힘을 보탠 강백호. 연합뉴스

KT는 지난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1로 이겨 키움 히어로즈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1-1로 맞선 연장 11회 초 무사 1루에서 강백호가 결승 적시 2루타를 터트린 덕분이다. KT가 3위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올 시즌 개막전 승리 이후 처음이다. 52일간 머물던 4위 자리에서 벗어나 마침내 한 계단 도약했다. KT의 간판 해결사 강백호가 가장 의미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강백호는 순탄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발가락을 다쳐 6월 초에야 뒤늦은 스타트를 끊었다.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 나가던 7월 1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햄스트링이 손상돼 다시 전열을 이탈했다. 46일 뒤인 지난 17일 고척 키움전에서 '두 번째 복귀'를 해야 했다.

첫 두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9일 롯데 자이언츠전(5타수 2안타)부터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후 4경기 연속 2안타 이상을 쳤다. 23일 두산전의 연장 11회 결승타는 '감 잡은 강백호'의 복귀 신고식이었다. 강백호는 "실전 공백이 꽤 길어서 타격감을 되찾는 데 애를 먹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며 "이제 공이 보이기 시작하고 타격 타이밍도 맞고 있다"고 했다.

KT는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5강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홈런 1위 박병호와 6월 합류한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등이 타선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간판 해결사 강백호가 제자리를 찾은 지금은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백호는 "내가 없는 동안에도 동료들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잘해주고, 좋은 결과도 냈다. 그 덕에 나도 부담을 덜고 복귀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기량이 좋은 타자들이 많고 다들 고르게 잘하셔서 지난 시즌보다 내 비중이 줄어든 느낌이다. 이제 '내가 해결하겠다'는 부담보다 '기회를 연결하겠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칠 수 있다"고 털어놨다.

KT는 당분간 키움과 치열한 3위 다툼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2위 LG 트윈스와는 격차가 꽤 크다. 그래도 강백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팀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만, 3위 아래는 아닐 것 같다. 올라갈 길은 아직 두 계단 더 남았다"고 했다.

타격감을 찾은 강백호는 두려울 게 없고, 그럴수록 상대 팀들은 점점 더 KT가 두려워진다. '디펜딩 챔피언' KT가 주 무기를 다시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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