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세계서 가장 높게 쌓았다…SK하이닉스, 238단 낸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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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2일(현지시간) 처음 공개한 '238단 512기가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회사 측은 ″세계 최고층인 동시에 가장 작은 크기″라고 설명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일(현지시간) 처음 공개한 '238단 512기가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회사 측은 ″세계 최고층인 동시에 가장 작은 크기″라고 설명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는 ‘꿈의 기술’로 불리는 분야로,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개발한 238단은 현존하는 메모리 반도체 중 최고층이다. 지난달 27일 미국 마이크론이 232단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K-반도체’가 더 높은 층을 쌓아 올리며 또 다시 기술 격차를 벌리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FMS 2022)에서 ‘238단 512기가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를 ‘단(段)’이라고 부른다. 238단 낸드는 셀을 238겹 쌓아 올렸다는 의미다. TLC는 셀 한 개에 3bit(8개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번 238단 낸드플래시는 현존하는 제품 중 최고층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로 제품을 구현해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크기가 작아지면서 생산 효율도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진 칩이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로 생산되기 때문에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34%가량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모량은 줄었다. 238단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176단보다 50%가량 빨라졌고,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이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2022’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이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FMS(Flash Memory Summit) 2022’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생산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생산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에 제품 샘플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또 내년엔 저장용량을 배로 높인 1Tb 제품도 출시한다.

낸드 개발 담당인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날 행사 기조연설에서 “4차원(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 낸드플래시를 통해 원가·성능·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평한 뒤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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