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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다 모인 尹정부 경제수장…한국은행, 1200억원 출자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5200억원 이상의 돈을 추가로 출자한다. 이 중 올해 한은이 주택금융공사에 출자하기로 한 규모는 1200억원이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을 넘어 한은까지 출자에 나서는 건 드문 일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높아진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해 서민·청년층 주거부담을 완화한다”며 “가계부채 구조개선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가격, 소득 등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변동금리인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0.3%포인트 더 낮은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제도다.

변동금리 비중 5%포인트 ↓

지난 14일 정부는 금리 인상에 대응한 민생안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발표했다. 예정된 안심전환대출이 모두 공급될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포인트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기준 변동금리 가계대출은 전체의 77.7%를 차지했는데 내년엔 72.7%까지 내려간다.

앞서 대통령실과 기재부·금융위 등이 부채 탕감과 고정금리 전환을 발표한 데 이어 안심전환대출 재원 마련엔 한은이 직접 나선다. 정부는 지난 5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해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는 주택금융공사에 1090억원을 지원했다. 1090억원으로 부족하자 한은이 올해 12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했다. 또 내년에도 정부와 한은이 4000억원 이상을 추가 출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법으론 가능하다지만…

안심전환 대출 개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안심전환 대출 개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한은은 금융안정을 목적으로 출자가 가능하다. 문제는 국회를 통과해야만 하는 정부의 재정 투입과는 달리 한은의 발권력을 이용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2015년에도 한은이 안심전환대출 자금을 위해 주택금융공사에 2000억원을 출자한 전례가 있지만, 당시에도 발권력 남용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긴축에 들어갔는데 수천억원의 출자가 이 같은 통화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긴축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동참한 한은이 추가 출자를 한다는 건 엇박자”라며 “선진국의 경우 재정을 쓰는 일은 있어도 중앙은행이 정부 정책을 이렇게 직접 지원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출자 규모가 크지 않고 서민 주거 지원에 제한적으로 쓰는 만큼 시장에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제 수장, 완전체 첫 모임 

한편 이날 회의에는 추 부총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은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여했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윤석열 정부의 경제·금융 수장이 한 자리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 부총리는 “완전체가 된 거시·금융팀이 수시로 만나 최적의 정책 조합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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