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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삼성, 감독 퇴장에도 속절없이 12연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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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초 심판에게 키움 투수 양현의 보크를 주장하며 항의하고 있는 삼성 허삼영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7회 초 심판에게 키움 투수 양현의 보크를 주장하며 항의하고 있는 삼성 허삼영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백약이 무효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속절없이 12연패 늪에 빠졌다. 삼성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연장 11회 말 2-3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지난달 30일 대구 KT 위즈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12'로 늘었고, 9위 NC 다이노스와의 게임 차도 사라졌다. 승률 5리 차로 앞선 8위를 간신히 유지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호투하던 선발 원태인이 5회 말 흔들리자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를 빠르게 구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마운드 운용이었다.

7회 초에는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올 시즌 감독 5호 퇴장을 당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무사 1루 기회를 잡자 망설임 없이 1루에 대주자 박승규를 투입했는데, 키움 투수 양현의 1루 견제구에 주자가 아웃돼 추격의 열기가 순식간에 식어내린 것이다.

허 감독은 즉시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주심에게 양현의 보크를 주장했다. 양현이 투구 준비 전 동작을 완전히 멈추지 않고 왼쪽 어깨를 움직이다 견제구를 던졌다는 거였다. 더그아웃에 있던 삼성 선수들 역시 같은 동작을 흉내 내며 '보크가 맞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네 명의 심판은 상의 끝에 허 감독의 어필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허 감독은 그 결정에 반박하며 그라운드에 남아 계속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심판진은 허 감독에게 올 시즌 19번째이자 감독 5번째 퇴장을 선언했다. "항의 제한 시간 4분을 초과했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 선수들이 22일 키움전에서 12연패를 확정한 뒤 어두운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 선수들이 22일 키움전에서 12연패를 확정한 뒤 어두운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허 감독이 더그아웃을 떠난 뒤 삼성 선수들은 더 이를 악물었다. 9회 초 1사 1루에서 김재성이 좌중간 동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고, 강민호가 다시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적시 2루타로 마침내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 더그아웃이 들썩였고, 3루 쪽 원정 관중석도 크게 환호했다.

그러나 9회 말, 베테랑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키움 선두 타자 송성문에게 우월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승부는 다시 2-2 원점. 연장 10회 초 1사 1·2루 마지막 기회에선 믿었던 호세 피렐라가 삼진으로 돌아서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은 결국 11회 말 키움 이지영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 삼성의 창단 최다 연패도 그렇게 계속됐다. .

2위 키움은 후반기 첫 날 짜릿한 재역전승을 해내면서 이날 NC에 패한 3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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