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결국 사임…"9월 말 조기 총선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탈리아 연립정부를 이끌던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21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상원 의회에서 진행된 총리 신임 투표는 통과했지만 오성운동(M5S)·전진이탈리아(FI)· 동맹(Lega) 등 연정 내 정당들이 투표에 불참하는 등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로마의 퀴리날레궁을 방문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EPA/ANSA=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로마의 퀴리날레궁을 방문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EPA/ANSA=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드라기 총리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사임서를 제출했다. 드라기 총리는 대통령을 만나기 전 하원에서 “어제 진행된 여러 토론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간 우리가 함께 한 일들에 감사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주 그의 사임을 반려한 것과 달리 이번엔 사임서를 수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드라기 총리는 전날 이탈리아 상원에서 진행된 총리 신임 투표에서 찬성 95표, 반대 38표를 얻었다. 그러나 원내 최다 의석을 보유한 좌파 성향의 오성운동 등이 투표를 거부하며 연정 유지 동력을 얻지 못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신임안 상원 표결이 이뤄진 20일(현지시간) 의회를 떠나고 있다. [AFP=뉴스1]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신임안 상원 표결이 이뤄진 20일(현지시간) 의회를 떠나고 있다. [AFP=뉴스1]

지난 1년5개월간 좌우 주요 정당이 참여하는 통합 연정을 이끈 드라기 총리는 양 진영 모두의 지지를 강조해 왔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14일 오성운동이 상원 민생지원법안 표결에 불참하자 “오성운동의 지지 없이 내각을 이끌지 않을 것”이라며 사의를 밝혔다. 20일 신임안 표결 전 연설에서도 정당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총리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연정 내 모든 정당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건부 잔류’를 제시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드라기 총리가 사임해도 마타렐라 대통령은 임시 총리직을 수행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이르면 9월 말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본다. 프랑스24는 “대통령실 성명에선 아직 마타렐라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차기 총선에선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을 필두로 한 우파 연정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드라기 총리의 퇴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하는 서방 동맹에 차질을 만들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였지만,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