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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이번에도 기권… 표류하는 한국 마라톤

중앙일보

입력

케냐 출신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

케냐 출신으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

마라톤 국가대표 오주한(34·청양군청)이 도쿄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에도 완주에 실패했다.

오주한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24㎞ 지점을 1시간15분58초, 54위로 통과한 뒤 기권했다.

케냐에서 태어난 오주한은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지난해 자신을 지도했고, 한국 귀화를 도운 고(故) 오창석 감독이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었으나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15㎞만 달리고 기권했다.

지난 4월 서울 마라톤에서 2년 여 만에 풀코스를 완주한 오주한은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태극기를 달고 도전에 나섰다. 오주한은 초반에는 상위권 주자들과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페이스가 떨어졌고, 반환점을 돌 때는 52위까지 처졌다. 1분06초11로 선두 그룹과는 2분 이상 차이가 났다. 결국 오주한은 24㎞ 구간을 통과한 뒤 결국 레이스를 포기했다.

한국 마라톤은 최근 힘든 상황이다. 오주한을 제외한 국내 선수들은 이봉주의 한국기록 2시간07분20초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 정진혁(32)이 2시간09분28초(2011년 서울국제마라톤)를 기록했으나 10년 전 기록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선 심종섭(31·한국전력)도 아직까지 9분대 기록에 진입하지 못했다. 심종섭은 지난해 4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2시간11분24초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선 54위에 그쳤다.

타미랏 톨라(31·에티오피아)가 2시간05분36초의 대회 기록으로 우승했다. 종전 기록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아멜 키루이(케냐)가 세운 2시간06분54초다.

톨라는 "꿈이 이루어졌다. 2017년 실수를 통해 배웠고,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톨라는 2017년 런던 대회 당시 결승점을 10㎞ 앞둘 때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레이스 막판 조프리 키루이(케냐)에 추월을 허용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시간06분44초를 기록한 모시넨 게레뮤(에티오피아)가 2위, 바시르 압디(벨기에)가 2시간06분48초로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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