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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곳곳서 아파트 공사 중단…"380조원대 대출 부실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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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시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웨이보 캡쳐]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시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웨이보 캡쳐]

중국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와 정부 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부실을 막기 위해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차단했고 일부 분양자들이 대출금 상환까지 거부하며 총체적 악순환에 빠진 모양새다. 중국 정부가 은행을 독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14일 연구기관을 인용해 현재 중국에서 건축이 중단된 아파트의 면적이 중국 전역의 아파트 건축 면적 97억 가운데 약 5% 수준인 5억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홍콩 전체 면적의 절반 규모다.  

매체는 1㎡당 평균 자산 가치를 1만 위안(약 190만원)으로 잡을 경우 공사가 중단된 건설 현장의 가치는 5조 위안(약 950조원)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 은행 대출이 60%일 경우 개발업체가 받은 대출금은 총 2조원(약 380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장쑤성 하이안시의 아파트 공사 현장 앞에 붙은 공고. 대금 미지급으로 공사를 중단한다고 적혀 있다. [웨이보 캡쳐]

장쑤성 하이안시의 아파트 공사 현장 앞에 붙은 공고. 대금 미지급으로 공사를 중단한다고 적혀 있다. [웨이보 캡쳐]

홍콩 명보는 건설업체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보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아파트 분양도 원활하지 않아 자금 부족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공사 재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속 공사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하청업자들도 태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언제 작업이 진척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을 거부하는 사례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씨티그룹이 발표한 중국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22개 도시 35개 단지에서 분양자들이 모기지 상환 중단을 결정했다.  

명보는 자체 추계를 통해 중국 전역 106개 건설 현장에서 기한 내 공사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대출 상환을 중단하겠다는 성명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공사 중단으로 인한 자금 미회수와 대출 상환 거부 사태가 중국 은행들의 부실 채권 위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들은 일단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은행, 공상은행, 우정저축은행 등 10여 개 은행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체 조사한 부실 담보 대출 규모가 전체 22억 7000만 위안(약 4300억원) 규모”라며 “건설 중단으로 제때 상환되지 않더라도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커얼루이(CRIC)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100대 부동산업체의 계약판매액은 3조4700억 위안(약 67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감소했다.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부동산 건설 지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 유지를 위해 각급 은행과 업무 조정을 강화하고 지방 정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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