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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이어 이케아까지? 中서 발 빼는 외국 기업들, 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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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숙박 기업 에어비앤비가 중국에서 철수한다. 2015년 중국에 진출한 지 7년 만의 일이다.

진출 이래로 에어비앤비는 중국 내 부동산 침투율과 수주량에서 중국 현지 플랫폼에 밀려왔고, 코로나 19라는 복병으로 사업 축소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약 2년간 에어비앤비의 글로벌 예약률은 2019년과 비교조차 하지 못할 정도라고 중국 소식통은 전했다.

FT는 에어비앤비의 철수 건을 ‘중국의 방대한 시장을 노리고 들어온 글로벌 테크 기업이 중국 특유의 제도와 가혹한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는 사례가 또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지나친 코로나 방역으로 외국 기업들의 엑소더스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로컬 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진 유통 업체들이 빠르게 철수하고 있다.

[사진 Mako]

[사진 Mako]

이케아도 떠난다

이케아는 지난 1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상하이 양푸점을 7월 초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양푸점은 2020년 3월에 개점한 뒤 약 2년여만의 폐쇄다. 양푸점은 독자적 건물에서 운영되는 이케아의 일반 대형 매장과 달리, 기존 쇼핑센터의 일부 공간을 빌려 운영되는 중형 규모 점포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케아는 상하이 5개 매장 가운데 양푸와 징안 지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이케아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3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 3개월 동안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했으며 2021 회계연도에 따르면 매장 매출이 8% 감소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통제가 거듭되면서 매장 임대료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CNN은 “코로나 19 확산과 당국의 폐쇄 조치로 이케아의 영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는 영업 확장의 걸림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상하이 양푸구의 이케아 매장. [사진 CFP]

상하이 양푸구의 이케아 매장. [사진 CFP]

이케아는 “복잡다단해지는 소매 시장과 디지털화, 코로나 19 등으로 인한 소비자 행동 변화에 직면했다”며 “이같은 조치는 이케아차이나 전환 계획의 일부이며 소매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지난 4월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의 매장도 폐쇄한 바 있다. 중국 본토 시장에 진출한 지 24년 만이었다. 이케아차이나는 “구이양 오프라인 매장 폐쇄는 온라인 매출이 예상액을 훨씬 상회하는 상황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서비스에 전념할 것이며 이는 이케아 중국 사업의 전환과 발전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비쥬얼차이나]

[사진 비쥬얼차이나]

‘온라인’에 보수적이었던 이케아

이케아에 있어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이케아는 1960년대 중국에서 원자재 구매와 완제품 가구 구매를 시작했다. 이후 1998년 상하이(上海)에, 1999년 베이징(北京)에 첫 쇼핑몰을 열었다.

이케아는 점점 더 많은 중국 도시로 진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스웨덴을 제외하고 제품 설계·테스트·생산·구매·도소매 등 모든 사업 부문을 아우르는 유일한 공급망 시장이 됐다.

2015년은 이케아가 중국에서 가장 발전한 시기였다. 이케아차이나의 2015 회계연도 매출은 27.9%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14%, 2018년 9.6%, 2018년 8.01%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졌다.

매출 감소의 원인은 온라인 전자상거래와 로컬 브랜드의 등장이다. 이케아의 강점은 높은 가성비와 오프라인에서의 소비자 경험에서 비롯됐다.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델하우스 디자인, 케이터링 시설, 넓은 주차 공간 등의 요인이 이케아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그러나 중국 로컬 브랜드의 급부상과 IOT 스마트 홈의 등장으로 온라인 커머스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어졌고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중국의 한 이케아 매장에서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스]

중국의 한 이케아 매장에서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스]

이 과정에서 이케아는 전자 상거래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줄곧 오프라인에서의 소비자 실제 경험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온라인 전환에 박차를 가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2018년 말에서야 이케아차이나는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고, 2019년에는 100억 위안을 투자하여 “Future+”라는 중국 시장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다. 전략 전환은 채널 확장, 디지털 체험, 가정생활 전문가 서비스 등 3개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0년 3월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티몰(Tmall)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출시하고 이케아 차이나 공식 쇼핑 앱을 출시했다. 2021년 초 이케아 차이나는 소규모 쇼핑몰을 물색하고 2억 위안을  추가로 투자하는 등 중국 시장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이케아차이나의 온라인 판매는 전년 대비 74% 증가했으며, 자체 온라인 채널은 2억 3천만 회의 방문을 기록했다.

[사진 이케아]

[사진 이케아]

지금 이케아에 가장 필요한 전략은?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의 강점이 뚜렷하지 않다. 다수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무료배송비 전략을 펼치는 지금, 이케아는 유료 배송비를 고수하고 있다. 트럭으로 배송하려면 무려 149위안의 배송료가 필요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케아는 전자상거래와 물류의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 매장 물류 개선 및 신규 매장 오픈을 위해 2023년까지 3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케아의 비즈니스 신화가 깨지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온라인 채널 수를 지속해서 늘리고, 수익성 있는 혁신 경로를 탐색해야 한다는 평가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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