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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지칭…李 "축약한 건, 명예훼손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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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 의원의 소송대리인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28단독에 제출한 준비 서면에서 “사려 깊지 못한 표현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 보니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고, 이 표현에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며 손해배상 책임은 부인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도 살인사건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불법적인 망언은 이 의원이 해놓고 왜 사과는 대리인이 하냐”며 “이 의원이 직접 유족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또 “해당 변호사가 밝힌 형식적인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준비서면으로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므로 유족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의 조카 김모씨는 2006년 자신과 사귀던 여자친구 A씨가 헤어지자고 한 뒤 만나주지 않자 집에 찾아가 A씨와 그의 어머니를 수십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당시 1심과 2심 변호를 맡았던 이 의원은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고 김씨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는 수임 경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데이트 폭력’이라는 표현을 썼고, 유족은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으로 지칭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

법원은 내일(9일) 이 사건 첫 변론 기일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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