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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3% 시대…이자 뛰며 예금은 늘고, 대출은 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은행 정기예금 3%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까지 인상한 영향이다. 금리가 오르며 은행의 정기 예·적금에도 자연스레 돈이 몰리고 있다. 반면 돈값(이자)이 비싸지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줄고 있다. 지난달에도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리상승기에 들어서며 지난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과 비교해 17조원 이상 늘었다. 뉴스1

금리상승기에 들어서며 지난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과 비교해 17조원 이상 늘었다. 뉴스1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등 저축성예금 잔액은 714조8473억원으로 지난해 말(690조366억원)보다 24조8107억원 늘었다. 지난 4월 말과 비교하면 정기예금 잔액(678조663억원)만 17조4264억원 불었다.

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다.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4·5월 두 달 동안 예·적금 금리를 매달 최대 0.4%포인트씩 높였다. 한은은 지난 4월 14일과 5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은행권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도 3년여 만에 연 2%를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신규 취급액 기준)의 평균 금리는 연 2.1%로 집계됐다. 정기예금 금리가 2%를 넘은 건 2019년 3월(연 2.05%)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며 은행권에서도 연 3%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도 등장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신규 고객에게 연 3.1%(만기 1~3년)의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1일부터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인 정기예금 금리를 모두 연 3% 이상으로 올렸다. ‘코드 K정기예금’ 3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2.8%에서 연 3.5%로 변경됐다. 이 상품은 우대금리 조건도 따로 두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1일 기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79%(12개월 만기) 수준이다. 한 달 사이 평균 금리가 0.23%포인트 뛰었다.

개별상품으로 살펴보더라도 연 3%대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이 크게 늘었다. 한달 전인 지난달 1일에는 연 3%대 상품이 전무했지만, 1일 기준 금리가 연 3%가 넘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57개였다. 하나저축은행의 비대면 세바퀴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3.4%로 가장 높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수개월 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연 2.25~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은행의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추세와 동행한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에 은행의 가계대출은 줄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3954억원으로 지난 4월 말보다 9963억 감소했다. 지난해 말(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7조6575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대출에 우대금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늘지 않는다"며 "올해 대출 관련 신규 영업은 기업대출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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