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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5월의 비행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88호 17면

WIDE SHOT

와이드샷 5/14

와이드샷 5/14

수백만 마리의 ‘동양하루살이’ 무리가 따스하게 내리쬐는 오월 햇살에 날개를 반짝이며 비행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작은 꽃잎이 바람을 타고 군무를 펼치는 듯하다. 세상의 빛을 만끽하는 듯한 이 하루살이들은 지금 삶의 유일한 이유인 ‘짝짓기 비행’ 중이다. 하루만 살아서 ‘하루살이’인데 입이 퇴화해 먹을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유충으로 3년 동안 물속에서 인내의 시간을 보낸 뒤 성충이 되어 날아오른 세상에서 2~3일에 불과한 일생 짝짓기만 하고 생을 마감한다. 주로 4월 말에서 5월 무렵 우화해 무리 지어 나는 모습을 따 영어 이름은 ‘mayfly’가 됐다. 3억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현재 전 세계에 2500여 종, 우리나라에는 50여 종이 있다. 이강훈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짧디짧은 일생 중 번식을 위한 짝짓기 순간이 이들에게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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