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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해트트릭은 시작에 불과, 도움도 기대하시라"...2연속 득점왕 도전 주민규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제주 돌풍을 이끄는 공격수 주민규.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올 시즌 제주 돌풍을 이끄는 공격수 주민규.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조금 늦게 터졌네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가 본격적으로 득점왕 경쟁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주민규는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시즌 K리그1(1부리그) 11라운드 김천 상무와의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의 제주(승점 19)는 3위로 올라섰다.

주민규는 9일 전화 인터뷰에서 "감독님은 물론 선수들도 김천전이 선두권으로 올라설 발판이 될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노력을 보상 받아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22골로 국내 선수로는 5년 만에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다.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는 제주 주민규.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는 제주 주민규.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 42분 뒤 정운의 크로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 선제골로 연결한 주민규는 후반 26분 제르소가 김천 정승현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오른발로 차 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후반 33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손끝을 스쳐 페널티킥 지점으로 흐르자,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올 시즌 K리그1 통틀어 첫 해트트릭이자, 머리, 오른발, 왼발로 모두 득점한 '퍼펙트 해트트릭'이다.

시즌 4, 5, 6호 골을 연달아 넣은 그는 득점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득점 공동 1위는 8골의 무고사(인천 유나이티드)와 조규성(김천)이다. 주민규는 "K리그1 첫 해트트릭이 '퍼펙트'라서 더 기분이 좋다. 주 발인 오른발로만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왼발과 헤딩도 좋은 스트라이커라는 점을 알릴 수 있어 의미가 있다. 동료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골프 세리머니를 하는 제주 주민규. 골프는 그의 취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골프 세리머니를 하는 제주 주민규. 골프는 그의 취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해트트릭 만큼 의미 있었던 건 김천이 상대였다는 점이다. 김천은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이 이끈다. 조규성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최근 황의조(보르도)를 대신할 스트라이커로 낙점한 선수다.

주민규는 "상대가 조규성이라서 생기는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조규성처럼 훌륭한 국내 스트라이커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만 내가 최근 많은 골을 넣지 못해 팀 간판 공격수로서 책임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천 수비수의 핵은 국가대표 센터백 박지수-정승현 콤비다. 주민규는 "국가대표답게 압박이 강하고, 빌드업도 뛰어나다. 공격수에겐 무척 부담스런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주민규(왼쪽)는 양발은 물론 헤딩까지 능한 스트라이커다. [연합뉴스]

주민규(왼쪽)는 양발은 물론 헤딩까지 능한 스트라이커다. [연합뉴스]

남기일 감독의 조언은 주민규의 킬러 본능을 깨웠다. 주민규는 "지난 성남FC전부터 최전방에서 버티는 것보다 측면으로 나와 동료와 연계 플레이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겨주셨다. 새로운 역할이 몸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덕분에 그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하는 것이다. 현재 그는 도움 부문(4개) 선두다. 주민규는 "지난해 동료들에게 많은 패스를 받았으니, 올해는 내가 많은 찬스를 내줘 동료들의 득점을 돕고 싶다. 그러면 우리 팀 순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보단 더 많은 골, 최소 23골 이상은 넣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브라질 등 남미 국가와 A매치를 앞두고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 받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을 키웠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득점 선두를 달릴 때 한 번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주민규는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은퇴하는 순간까지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는 조급했다면, 득점왕이 된 이후엔 여유와 경기 보는 눈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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