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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도루 1위 외국인 타자가 있다

중앙일보

입력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갖춰 한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연합뉴스]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갖춰 한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2) 얘기가 나올 때마다 미소부터 짓는다. "터크먼은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완벽한 선수"라고 '특급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터크먼은 26일까지 도루 8개를 해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를 많이 하는 외국인 타자 자체가 흔치 않은데, 도루 성공률까지 100%다. '발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한화의 팀 컬러를 터크먼이 앞장서 바꿔 놓고 있다.

실제로 한화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도루(25개)를 성공했다. 코칭스태프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했고, 터크먼이 그 모범 사례를 몸으로 보여줬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빈틈이 없는 선수다. 터크먼의 적극적인 주루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특히 터크먼은 지난 26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기록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존재감을 보여줬다. 0-2로 뒤진 6회 말 2사 1루에서 키움 선발 안우진과 9구까지 끈질긴 승부를 벌여 볼넷으로 출루한 게 시작이었다. 그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노시환의 우중간 적시타가 터지자 과감하게 홈까지 전력질주했다. 키움 야수들이 신속한 중계 플레이로 대응했지만, 터크먼은 절묘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이지영의 태그를 피해 득점에 성공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한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왼쪽). [연합뉴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한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이크 터크먼(왼쪽). [연합뉴스]

여기서 끝이 아니다. 8회 초에는 우중간으로 날아온 송성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박수를 받았다. 8회 말 공격에선 무사 만루 기회를 연결하는 2루 슬라이딩으로 또 한 번 확실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수베로 감독이 경기 후 "터크먼이 공격의 도화선이 됐고, 주루도 환상적이었다.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고 극찬한 이유다. 터크먼 덕에 동점 타점을 올리게 된 노시환도 "지금까지 본 외국인 타자 중 최고다. '파이팅'이 대단하고, '눈 야구'도 된다. 나도 더그아웃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전방위적인 활약이다. 터크먼은 현재 타율 0.354로 타격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타자 중 타격 10위 안에 든 선수는 터크먼 외에 삼성 호세 피렐라(0.386)밖에 없다. 홈런이 아직 1개뿐이지만, 팀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이다. 한화 관계자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접한 뒤 거포형 외국인 타자 대신 콘택트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터크먼을 영입했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이 기대한 그 이상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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