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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싹쓸이를 위한 게리맨더링이냐”…세종시의회 지역구의원 증원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종, 신도시와 구도시 혼합 선거구 신설

세종시의회가 지역구 의원 수를 2명 늘리기로 정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신도시와 구도시 지역을 묶은 선거구를 신설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게리맨더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시 전경. 중앙포토

세종시 전경. 중앙포토

20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6월 1일 치러질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관련, 세종시의회 지역구 의원 수를 16명에서 18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세종시 특별법이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됐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18일 오후 열린 '선거구획정(劃定)위원회'에서 선거구 조정안을 마련했다. 관련 조례안은 오는 25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하면 확정된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세종시의회는 전체 의원 18명 가운데 17명이 민주당이다.

이에 따라 구시가지 중심인 조치원읍 선거구를 3개에서 2개로 줄이는 대신 신도시 12개 동과 9개 면 지역을 묶어 13개에서 16개로 늘린다.

구도시는 국힘, 신도시는 민주당…정치성향 뚜렷

세종시의회 청사. 중앙포토

세종시의회 청사. 중앙포토

세종시는 2012년 7월 1일 옛 충남 연기군 전 지역과 공주시, 충북 청원군(현 청주시) 일부 지역을 합쳐서 출범했다. 조치원읍을 비롯한 10개 읍·면 지역과 신도시(12개 같은 지역) 주민 정치적 성향이 뚜렷이 대비된다. 원주민 비율이 높은 읍·면 지역이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성향인 반면 신도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 득표율도 읍면지역은 윤석열 당선인(51.6%)이 이재명 후보(44.8%)보다 높았다. 반면 신도시에서는 이 후보(54.7%)가 윤 당선인(41.4%)을 앞섰다. 또 어린이가 많은 신도시는 인구가 세종시 전체 약 75%지만 유권자 비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63%에 그쳤다. 따라서 고령자가 많은 읍면지역은 인구 비율에 비해 각종 선거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민주당 싹쓸이용 게리멘더링이냐"

세종시 선거구

세종시 선거구

이런 가운데 이번 조정안에서는 조치원읍 선거구가 1개 줄어든 외에 일부 면과 신도시 동 지역을 합친 3개 선거구가 신설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가운데 3선거구에는 부강면과 금남면을 바탕으로 신도시 지역 대평동이 포함됐다. 또 4선거구에는 연기면·연동면·연서면에 해밀동이 추가됐고, 6선거구는 장군면과 한솔동(가람동 포함)으로 구성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19일 '세종시 선거구 획정안은 민주당을 위한 꼼수'란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세종시당은 이 성명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의 열세 지역인 읍·면 지역과 우세 지역인 동 지역을 묶어 또 한 번 '싹쓸이 선거'를 하는 것을 목표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을 했다"고 주장했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정하는 것을 말한다. 선거를 겨냥해 역사와 생활권이 완전히 다른 신도시와 면 지역을 하나로 묶다 보니, 매우 생뚱맞은 선거구가 탄생했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세종읍면동 득표율.

세종읍면동 득표율.

조치원읍 선거구가 줄어든 데 대해서는 민주당 소속 일부 예비후보도 반발했다. 한 후보는 "3개씩인 조치원과 면 지역 선거구는 그대로 두고 인구 증가율이 높은 신도시 지역에서만 2개 선거구를 늘리는 게 합리적"이라며 "원도심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세종시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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