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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총장때 '1억 보수' 사외이사 겸직…김인철 셀프허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 재임 시절 롯데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1억 원 넘는 급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대학교수가 사외이사를 겸직하려면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김 후보자는 ‘셀프 허가’를 했거나 허가 절차를 생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1년 9개월간 롯데첨단소재(현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1억 1566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현행 교육공무원법 제19조의 2항에 의하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대학)의 교수 등 교원은 소속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영리 목적의 사기업체 사외이사를 겸직하게 돼 있다. 그런데 김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기간이 외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여서 ‘셀프 허가’가 의심된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미국에선 대학 총장이 이사회의 다양성과 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 총장이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자의 경우 외대 총장 임기 동안 안내 구성원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아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김 후보자의 전공 분야도 회사와 관련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에서 퇴임한 직후인 지난 3월부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커피 등을 운영하는 롯데 GRS의 사외이사로 선출돼 재직하고 있다. 롯데 GRS 사외이사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다른 롯데 계열사들의 사외이사 연봉은 1억 5000만 원 안팎이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서 학교의 내실 있는 운영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사외이사 겸직 허가 과정, 총장 업무와 사외이사 업무의 이해충돌 여부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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