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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칸 총리 축출한 파키스탄 의회, 새 총리에 야권 지도자 셰바즈 샤리프 선출

중앙일보

입력

전날 임란 칸(69)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한 파키스탄 의회가 11일(현지시간) 오후 셰바즈 샤리프(70)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 총재이자 전 펀자브 주(州) 총리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11일 파키스탄의 새 총리로 선출된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EPA=연합뉴스]

11일 파키스탄의 새 총리로 선출된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EPA=연합뉴스]

이날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셰바즈는 새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하원의원 342명 중 가결 정족수(172명)를 2명 넘긴 174명의 지지를 얻었다. 칸 전 총리의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소속 의원들이 항의 표시로 투표 직전 집단으로 의원직을 사임하며 투표에는 구 야권 의원들만 참여했다.

셰바즈 신임 총리는 파키스탄 정치 명문 샤리프가(家) 출신으로 3차례 총리를 역임한 나와즈 샤리프의 동생이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펀자브주에서 3차례 주총리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8년부턴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의 총재로 활동해왔다.

앞서 셰바즈는 전날 칸 전 총리의 불신임안 통과 직후 “PML-N이 파키스탄을 재건할 것”이라며 집권 의지를 밝혔다. 야권은 칸 총리의 불신임 이유에 대해 집권 이후 나라가 심각한 경제난에 빠졌고 친중 성향의 외교정책으로 국제적 입지가 축소된 것을 지적했다. 사업가 출신인 셰바즈는 주총리 시절 산업 개발 등을 통해 주 재정 크게 개선했다는 평을 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셰바즈의 경우 형 나와즈와 달리 정치인보단 유능한 행정가의 면모를 보인다”며 “파키스탄 정계의 실세로 꼽히는 군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셰바즈 총리는 내년 8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예정이며, 일각에선 그가 조기 총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에선 칸 전 총리의 실각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가 발생했다. 칸 전 총리는 그간 자신에 대한 의회의 불신임 시도가 ‘미국의 음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파키스탄에선 불신임안 가결로 퇴임한 건 칸 전 총리가 처음이지만, 지금까지 5년의 임기를 다 채운 총리는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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