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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대多' 서울 교육감 선거…정책 경쟁 대신 단일화에 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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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보수·진보 양쪽 진영에서 후보가 난립하며 '다(多)대 다(多)'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에도 후보의 정책보다는 진영 내 단일화 성공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달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전혁·이대영·박선영·최명복 예비후보.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전혁·이대영·박선영·최명복 예비후보. [연합뉴스]

보수 진영에서는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이 후보로 선출됐지만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교추협이 주도하는 단일화에 반대하며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제 3지대'를 표방하며 출범한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서리본)에서도 후보를 낸다면 보수진영 후보는 총 세 명이 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박선영 21세기 교육포럼 대표는 선출인단 투표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세 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외에 최보선 새로운대한민국교육포럼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이미 마쳤다.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도 다음 주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 경쟁보다 단일화 혈안

이번에도 단일화가 승패의 열쇠로 부상하면서 현행 교육감 선거 방식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교육자치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직선제를 도입했지만 후보들이 정책 경쟁보다 보다 단일화라는 선거공학에 몰두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금지돼 있어 구조적으로 후보가 난립하기 쉽다.

지난 5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주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지난 5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코로나19 주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 후보가 난립하게 되는데 막대한 선거자금과 인력이 없으니 결국 진보든 보수든 진영 논리를 펴는 조직에 줄을 댄 후보가 유리한 출발선에 서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 전문성을 갖춘 후보가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선거공영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지금의 교육감 선거는 교육 전문가보다 정치 배경이 있는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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