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감기 쯤이야 라니… 독한 감기 독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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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회사원 유모(47)씨는 정말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목이 아파 그저 "감기려니…"하는 마음으로 약국을 찾았다. 하지만 증세는 더 심해졌고, 급기야 밤 사이 가족들이 부축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했다. 감기 증세로 응급실 신세를 지리란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는 그였다. 유행성 독감으로 시달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 땀이 날 정도다.

찬 바람이 매섭다. 시린 기운이 몸 속으로 파고드는 계절이다. 벌써 눈까지 내렸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겨울이 눈 앞에 다가온 지금 슬슬 걱정이 되는 불청객이 있다. 독감이다. "까짓 감기 정도야" 생각하다간 큰 코 다친다.

◆유행성 독감, 만만한 상대 아니다
= 독감(인플루엔자)은 감기와 다르다. 독감을 심한 감기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오해다. 독감과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완전히 다르다. 초기에 콧물과 기침이 나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독감은 39도 이상의 고열에 기침·인두통·근육통 증상까지 동반하고 고통은 더 오래 간다. 더욱이 독감은 중이염·기관지염·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진행되기 쉽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다. 감기야 어느 정도 쉬면 회복되는 편이지만 독감은 그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계절적 유행병인 독감은 온대지방에선 추운 계절에, 열대지방에선 우기(雨期)에 번진다. 어린이와 유아가 잘 감염되는 편이다. 잠복기는 2~3일로 갑자기 고열과 함께 전신 근육통, 쇠약감 등 온몸이 아픈 게 특징이다.

독감에 걸리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2차적으로 세균감염을 몰고 와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 기침·재채기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잘 전염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 우리나라에선 11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가 독감 유행시기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치료가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노인이나 어린이는 사정이 다르다. 노인이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독감에 걸리고 나면 심각한 후유증이 뒤따른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다. 다행히 독감은 예방접종만으로 막상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무난히 넘기거나 약한 증세만을 보이다 스스로 나을 수 있다. 예방효과가 7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접종으로 평생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지난해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올해 또 접종을 받아야 한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달라 백신도 바뀌기 때문이다. 병·의원을 찾으면 2만~2만5000원을 내면 되고, 보건소에선 지역별로 6000~8000원만 내면 된다. 만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다.

독감 예방 항체는 예방접종 후 2주가 지나야 생긴다. 따라서 예방접종 주사를 맞았더라도 2주 안에는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독감 유행시기가 11~3월이기에 예방접종 시기는 결국 10월 말에서 11월 말까지가 좋다. 바로 지금 예방접종이 필요하단 소리다.

임홍섭 목동 힘찬병원 내과진료부장은 "합병증까지 유발하는 심각한 질병이므로 예방접종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도움말=목동 힘찬병원 02-3219-9114 www.himchanhospital.com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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