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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민주 20명, 宋 출마 집단반기 "서울시장 후보군 넓히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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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둔기 피습을 당했던 송영길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하트를 그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둔기 피습을 당했던 송영길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하트를 그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시간을 갖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 내에선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로 기운 송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란 말이 나온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권 의원들은 국회 본청의 한 회의실에 모여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남인순 의원 제안으로 모인 이 자리에는 우상호·김민석·정청래·김병기·김영배 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권 의원 40명 중 절반 이상 모인 것이다.

이들은 “경쟁력 조사 등 다양한 방법 등을 동원해 서울시장 후보군을 추가로 찾아달라고 비상대책위원회에 건의하자”며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방식이 아닌 경선 등을 포함해 본선 경쟁력을 담보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 의원은 3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송영길 추대론’으로 몰고 가려는 당내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른 좋은 후보를 삼고초려해서라도 찾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에선 서울권 의원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낙연 전 대표나 추미애 전 장관, 박용진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이나 외부 인사 등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을 밀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송 전 대표 본인에게 이런 의견을 1일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당 내에선 송 전 대표의 출마선언이 임박하자 위기감을 느낀 서울권 의원들이 사실상 집단 반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선거법상 출마를 위한 주소지 이전 기한(4월 1일)을 하루 앞둔 31일 송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하듯이 가버리면 전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일 정도에 (출마 여부를)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권 의원들 사이에선 대선을 이끌었던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기초단체장 및 기초·광역의원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이 클 거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송 전 대표가 스스로 추대론을 부추기는 것에 거부감을 표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고 지방선거 도전 희망자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2년 후 총선을 내다보는 서울권 의원들로선 송 전 대표 출마가 회의적이라고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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