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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협상 건설적, 푸틴에 보고할 것” 키이우서 군사활동 축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터키 이스탄불에서 29일(현지시간)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5차 평화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러시아 대표단장이 밝혔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잘 정리된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 “이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은 양국 간 조약이 준비되는 대로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대표단에서 정상회담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협상 종료 후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고 이는 즉각 실시된다”며 “이런 조치는 우크라이나와 회담 이후 상호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으로 참여한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새로운 안보 보장 시스템을 제안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보장된다면 중립국 지위를 채택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우크라이나는 터키를 잠재적 안보 보장국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이스라엘, 폴란드, 캐나다 등도 새로운 안보 보장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립국 지위를 채택할 경우 우크라이나 내 외국 군사기지를 유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와 최종 협정이 발효되려면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에 완전한 평화가 이뤄져야 하며,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15년간 크림반도의 지위에 대해 러시아와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이 모든 것은 러시아 측에 넘어갔고, 우리는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양국 대통령 간 회담을 할 정도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군사작전 축소 발표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이 진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반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현지시각) 기준, 미국 주식 선물가격은 6주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유럽 증시도 한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선물은 1.09%, 다우 선물 지수는 0.73% 상승했다. 반면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장 초반 대비 7.1% 떨어졌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핵시설 점검과 지원을 위해 이날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IAEA는 이날 성명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문 목적은 우크라이나 핵시설에 대한 안전 및 보안 지원에 신속히 나서기 위한 것”이라며 “여기에는 관련 시설에 IAEA 전문가를 파견해 모니터링하고, 비상 설비를 포함한 중요 안전·보안 지원품을 보내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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