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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北 핵실험 재개 가능성에 “그런 동향 알고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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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8일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 “그런 동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등에서 다시 시설복구와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핵실험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 예상된다”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실패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실패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같은 회의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4월에 가면 위성을 빙자한, 위성과 결부된 것과 관련한 행동이 추가적으로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소형화나 다탄두 등과 관련한 (핵실험) 가능성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그런 점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긴급 소집된 이날 회의에선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 평가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 장관이 정면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외교부 1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이미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생각되고, 이번 ICBM 발사로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남북·북미 사이의 정상회담 등 어떤 이벤트를 만들더라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으면 다음번 정책이 추진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교훈”이라고도 주장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긴급현안보고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긴급현안보고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에 정 장관은 “남북·북미 간의 이벤트였다고 하시지만,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었다”며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는데 왜 그런 걸 했느냐고 하시면, 좀 앞뒤가 안 맞는 말씀 같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이어 정부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얻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아직은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그러한 과정이기 때문에,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오판했다”고 주장하며 유감 표명을 요구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정 장관은 특히 정 의원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고 수차례 몰아붙이자 “그렇게 단순하게 ‘예스, 노’로 대답할 수 있으면 세상이 얼마나 간편하고 좋겠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ICBM 유예 선언 직후 발언이 처음 소개됐다. 정 장관은 “남북 간 대화가 진전을 이루었을 때 김 위원장이 직접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김 위원장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해줄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뿐’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그러한 것들을 다 미국 측에 전달했고, 그래서 북미대화에 상당한 기대를 많이 걸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장관은 “5월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느냐”는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의 질문에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 2월 하와이에서 미국 측과 만났을 때 ‘우리 정부로선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미국 측도 상당히 고마워했다.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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