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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문 닫은 '충청권 지방은행'…'尹 대선공약' 24년 만에 부활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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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권에 24년 만에 지방은행 설립이 추진된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어서 기업과 경제단체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열린 '충청권 지방은행 충남범도민 추진단 발족식'에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방은행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5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열린 '충청권 지방은행 충남범도민 추진단 발족식'에서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방은행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충남범도민추진단’은 지난 25일 발족식을 갖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추진단에는 경제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대학 총장, 시·군 대표를 포함해 국회의원과 전·현직 금융인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원성수 공주대 총장이 공동단장을 맡았다.

IMF 사태 때 충청은행·충북은행 퇴출

추진단은 앞으로 100만인 서명 운동과 투자자 발굴 및 출자자 모집, 지역 여론 형성 및 인식 확산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월 대선 기간 대전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의 지역은행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충청권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에 따른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라 1998년 6월 충청은행(대전.충남), 1999년 4월 충북은행이 각각 문을 닫았다. 24년간 지방은행이 없어 역대 대선 때마다 후보와 당선인들이 ‘지방은행 설립’을 약속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25일 충남도청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범도민추진단 발족식'이 열렸다. [사진 충남도]

지난 25일 충남도청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범도민추진단 발족식'이 열렸다. [사진 충남도]

현재 지방은행이 있는 시·도는 부산과 대구(경북), 경남, 광주(전남), 전북, 제주 등 6곳으로 총자산은 233조5900억원에 달한다.

충청권에서는 “지방은행 부재로 지역에서 생산한 부가가치가 외지로 빠져나가는 ‘소득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의 경우 지역 내 총생산(GRDP)이 2019년 114조6419억원으로 전국 3위 규모지만 역외 유출은 25조477억원으로 전국 1위다. 충남에 머물며 지역 주민들에게 분배돼야 할 자금이 지속해서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충북은 GRDP 71조원 중 13조원이 외부로 빠져나가 역외 유출 규모가 충남에 이어 전국 2번째로 컸다.

GRDP 역외유출 충남·충북 전국 1~2위 

경제단체들은 지방은행을 설립할 경우 지역 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이 자금이 지역경제 발전에 활용될 것으로 본다. 지역 금융 활성화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 등도 낮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운대)와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이 지방은행 설립 공동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해 12월 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운대)와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이 지방은행 설립 공동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해 12월 충남도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충청권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을 물은 결과 ‘필요하다’는 응답이 63.9%,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8.9%였다. 지방은행 설립에 공감한 응답자는 ▶소상공인과 서민 계층 지원 ▶지역 중소기업 육성·지원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공헌 활동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홍문표 국회의원, 은행법 개정안 대표 발의 

앞서 국민의힘 홍문표 국회의원(예산·홍성)은 지난 25일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처럼 은행 지분 보유 한도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게 개정안의 골자다. 현행법상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자본금 250억 원이 필요한데 지자체는 전체 자본금의 15%까지만 출자할 수 있다.

지난 1월 21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거대책위원회 필승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21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거대책위원회 필승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양승조 충남지사는 “충남의 GRDP는 비수도권 1위, 1인당 지역 총소득은 광역 도(道) 기준 1위”라며 “지역 자금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고 금융 양극화 해소를 위해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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