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남고싶다" 귀국거부한 해병…폴란드 국경서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며 폴란드로 무단 출국한 해병대 병사가 입국을 거부한 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해병 모 부대 소속 병사 A씨는 현지시간으로 23일 새벽 폴란드 국경수비대 건물을 떠난 뒤 한국 정부 측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이로 인해 A씨의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A씨는 이미 우크라이나 입국을 한 차례 거부당해 재입국은 어려울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외교부 측은 이에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당국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면서 A씨의 행방을 계속 추적,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날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하던 중 우크라이나 측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 됐다. 당국이 A씨 우크라이나 측에 A씨의 신병확보 협조를 요청하면서다.

A씨는 그러나 이후 폴란드 내 국경검문소에 머물며 한국 대사관 관계자와의 접촉을 거부하고 ‘여기 남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폴란드 측은 자국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이 아닌 이상 A씨의 인신을 구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한국 정부 역시 폴란드 영토인 국경검문소에 진입, A씨의 신병을 구속하거나 귀국을 강제할 권한이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군 관계자에 따르면 휴가 중이던 A씨는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출국했다. 이 같은 사실은 A씨 가족이 군 당국에 신고하면서 파악됐다.

A씨는 한 매체와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자원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말했다.

한편 군 복무 중인 군인이 휴가 중 해외여행을 가려면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A씨의 출국은 ‘군무이탈’에 해당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