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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확대 안된다"던 산업장관, 두달만에 "원전 완공 속도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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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전본부를 방문해 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를 속도감 있게 완공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부가 밝힌 방문 목적은 최근 동해안 산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시설의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향후 원전 정책의 기조 변화를 일부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산업부 따르면 문 장관은 이날 경북 울진군에 있는 한수원 한울원전본부와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기지를 차례로 방문했다. 한울본부는 현재 6기(한울 1∼6호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원전 2기(신한울 1ㆍ2호기)를 건설 중이다. 이들 원전은 국내 원전발전의 약 30%를 담당한다.

문 장관은 재난재해 대응 계획을 점검한 뒤 향후 대형산불, 기후 이변 등 재난재해에 대비해 에너지 시설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문 장관은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원전의 안전한 운영ㆍ관리와 천연가스 수급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한수원에는 신한울 1ㆍ2호기, 신고리 5ㆍ6호기 등 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에 대해 높아진 안전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완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장관은 시험운전 중인 신한울 1호기의 주제어실, 사용후연료저장조 등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문 장관은 지난 1월 25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선 “원전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탈원전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건 윤 후보의 당선으로 정부가 궤도 수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면서 건설 중인 신한울 1ㆍ2호기와 신고리 5ㆍ6호기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빨리 단계적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한다”는 5년 전 탈(脫)원전 선언과는 강조점이 달라 대선 직전에 정책 전환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렀다.

원전 업계에서는 최근 이런 발언들이 지난 5년 내내 탈(脫)원전 프레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문 정부가 탈출구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정부 정책 기조를 다시 확인한 발언일 뿐, 정책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원전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는 결국 차기 정부 몫이다. 윤석열 후보는 아예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단된 신한울 3ㆍ4호기 건설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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