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불러온 참극…러시아軍 20일만에 7000명 전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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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수도 키이우 인근의 숲속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수도 키이우 인근의 숲속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3주도 안 돼 7000명 넘는 전사자를 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추산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열람하는 일일 정보보고에 담긴 7000명이란 숫자는 보수적인 집계라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뉴스 보도, 우크라이나 측 발표(13만5000명), 러시아 측 발표(498명), 위성사진, 영상 등을 분석해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놨다. 예컨대 미 정보기관은 이미 탱크 1대에 탑승하는 인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전차 미사일에 맞아 불타는 러시아 탱크들의 영상을 토대로 전사자 숫자를 추측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불과 20일 만에 러시아군 전사자가 7000명 발생했는데, 지난 20여 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전사한 미군 숫자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는 단일 부대의 사상률이 10%에 이르면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판단하는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이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러시아 병력은 총 15만 명 이상이고, 이 중 1만4000~2만1000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 중 일반 사병뿐 아니라 장군도 최소 3명 이상 전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전날 4번째 러시아 장군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상이 이어지자 러시아군의 사기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정보보고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숲속으로 도망치고 있다'는 사례가 언급됐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국방부 고위 관리 에벌린파카스는 "이 정도 수준의 병력 손실은 사기와 부대 결집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병사들이 왜 싸우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 더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병력 피해는 대부분 육군에 국한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육군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공군 투입을 늘려 민간인 주거지와 병원·학교까지 공습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군이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자, 최근 연방보안국(FSB)의 해외정보 책임자와 부책임자를 가택 연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침공 전 엉터리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냐'고 심문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그들은 이번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듣고 싶어하는 것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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