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침공 칭찬했던 트럼프, 이번엔 "김정은 엄청나게 터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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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모습.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칭찬해 논란을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엄청나게 터프하다"고 추켜세웠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공화당 고액 기부자 회합에서 북한의 장성과 관료들이 김 위원장에게 굽신거리며, 김 위원장은 나라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의 부하들은 차렷 자세로 앉아 있었다"며 "내가 측근들을 보면서, 나도 내 주변에서 저렇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샀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와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두 차례 더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첫 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며 한반도 평화에 새 전기를 마련할지 기대를 모았지만,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베트남 회담 결렬 이후 남북미 대화는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퇴임 직전까지 김 전 위원장과 이른바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등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을 공개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자신의 치적으로 꾸준히 내세워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을 '천재'로 칭찬했다가 큰 비판을 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또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푸틴이 저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런데 이번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농담 소재로 삼아 또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미국은 F-22 전투기에 중국 국기를 붙여 러시아를 폭격해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우리가 하지 않았다, 중국이 했다고 말하면 그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할 것이고 우리는 뒷짐 지고 구경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군통수권자였던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물론이고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도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250명의 고액 기부자를 대상으로 84분간 연설을 진행하는 동안 상당 부분을 '선거 사기'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 할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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