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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반 AIIB "우크라 피해 애도"…러시아·벨라루스 대출 중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6년 설립된 AIIB의 최대 주주는 의결권 26.5%를 가진 중국이다. [AIIB 홈페이지 캡쳐]

2016년 설립된 AIIB의 최대 주주는 의결권 26.5%를 가진 중국이다. [AIIB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최대주주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러시아 및 벨라루스와 진행중이거나 검토중인 사업을 모두 보류하기로 했다. AIIB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설립된 105개국 규모의 다자간 개발은행이다.

러시아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대출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IB의 결정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AIIB는 3일 성명을 통해 “은행은 최선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보류하고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IIB 홈페이지 캡쳐]

AIIB는 3일 성명을 통해 “은행은 최선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보류하고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IIB 홈페이지 캡쳐]

AIIB는 3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에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은 최선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보류하고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 시장의 변동성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회원국들의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직간접적으로 전쟁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회원국들의 피해를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로 인해 회원국들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 책임을 러시아에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러시아 지지에서 중립적 중재로 입장을 옮기고 있는 중국 정부와 유사한 흐름이다.

2016년 설립된 AIIB의 최대 주주는 의결권 26.5%를 가진 중국이다. AIIB 이사장은 중국 재정부장인 류쿤(劉昆)이고, 총재는 중국 재정부 차관 출신의 진리췬(金立群)이 맡고 있다.

AIIB의 움직임은 러시아 금융 제재의 여파가 중국 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FT는 “러시아와 벨로루시에 대한 대출 동결은 세계 금융 기관이 러시아 프로젝트와 관련 개인에 대한 관계를 끊도록 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이던 AIIB 연례회의도 잠정 무산됐다.

러시아는 중국,인도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본금 6.7%를 보유하고 있다. AIIB의 자본금은 1000억 달러(약 120조원) 규모다. 러시아는 2019년 교통 및 인프라 투자를 위해 AIIB로부터 5억 달러를 대출받는 등 AIIB 전체 대출 규모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포격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뉴시스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포격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뉴시스

AIIB는 지난해 2월 군부가 쿠테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시위대를 탄압했을 당시 미얀마에 자금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받았다.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 역시 이날 러시아와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애널리스트인 알렉시스 주벨리스는 “AIIB와 러시아의 접점은 제한적이며 다른 회원국들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지 의문이란 점에서 효과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은행에 새 계좌를 개설하려는 러시아 기업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7개 러시아 은행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에서 오는 12일부터 퇴출될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가 중국을 통한 우회 결제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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