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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양회 돌입…정협 대변인 “중국식 방역이 저비용·고효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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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3일 베이징 메이디야(梅地亞) 호텔에서 인민대회당을 연결해 열린 정협 기자회견에서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3일 베이징 메이디야(梅地亞) 호텔에서 인민대회당을 연결해 열린 정협 기자회견에서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양회(兩會)가 3일 오후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올해는 하반기 중국공산당(중공) 최고 지도부 인사를 결정하는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안정 우선, 안정 속 발전(穩字當頭 穩中求進)”을 총기조로 내세울 전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고조되면서 기계적 중립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의 외교 기조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또한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 방침을 속속 채택하는 가운데 3년째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중국의 방역 정책도 주목된다.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는 해마다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정협을 말한다. 양회의 핵심 3대 행사로는 5일 열릴 전인대 개막식의 총리 정부 업무보고, 7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기자회견, 11일 올해로 10년 임기를 마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마지막 기자회견을 꼽는다. 보통 2주간 열리던 양회 회기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7일로 단축됐다.
양회에는 전국 31개 성(省)·시(市)와 군에서 선출된 3000여 명의 전인대 대표와 2000여 명의 정협 대표가 참석한다. 전인대는 중국 현행 헌법상 국가 최고 권력기구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공의 지도 아래 당의 방침을 추인하는 데 그쳐 ‘거수기’ 또는 ‘고무도장(rubber stamp)’에 불과하다고 폄하 받는다.
하지만 전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결정된 경제 정책 운용 방침과 경제 성장률 목표를 대외적으로 처음 공표하는 자리여서 국내외 시장의 관심은 높은 행사다.

시진핑 2기 마지막 양회 내일 개막 #“안정 우선, 안정 속 발전” 총기조 #7일 왕이 회견, 우크라 중재안 주목 #대선 이틀 앞 한·중 관계 발언할까 #11일 리커창 총리 마지막 기자회견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5% 전망

올 양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지난 2021년에는 6%를 목표로 제시하고 8.1%를 달성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올해 성장률로 5.3% 내외를 예측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5% 안팎을 제시한다. 홍콩 명보는 지난 28일 지방 양회에서 발표된 성장률 목표치 등을 종합할 때 5~5.5% 좌우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요한 당 대회를 앞두고 정치적 효과를 고려해 6% 성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교수는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6% 유지로 본다. 올해는 매우 중요한 당 대회가 있다. 목표가 낮으면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 목표가 예년보다 정치색을 띨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5일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와 동시에 올해 중국 정부 예산안도 발표된다. 지난해 6.8% 증가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했던 중국 국방 예산이 올해 어느 정도 늘어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1조3553억 위안을 편성했던 중국 국방 예산이 올해 7% 상승할 경우 1조4500억 위안, 한화 276조원에 이른다.

3일 베이징 메이디야(梅地亞) 호텔에서 인민대회당을 연결해 열린 정협 기자회견에서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3일 베이징 메이디야(梅地亞) 호텔에서 인민대회당을 연결해 열린 정협 기자회견에서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왕이 기자회견…우크라 중재안, 한·중 관계 언급 주목

올 양회의 또 다른 화두는 중국 외교 노선이다. 7일 오후 왕이 국무위원이 기자회견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1일 드미트로쿨레바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이용해 정전을 실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보다 진전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같은 날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입장은 “친러시아적인 ‘사이비 중립(pseudo-neutrality)’”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치단결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강력한 항전과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유엔 총회에서 141개국이 찬성하면서 기권한 중국이 수세에 몰린 상태다.
왕이 기자회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반도다. 지난 4일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편파 판정으로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급증한 가운데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관계와 정체 상태인 북핵 해법에 대해 중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경우 9일 한국 대선에 또 다른 외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협 대변인 “중국식 방역 저비용·고효율”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의 방역 정책도 올 양회의 중요한 의제다.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치명률 감소와 백신 접종률 증가로 ‘위드 코로나’ 방역 정책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3일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방역 정책은 중국의 상황, 과학적 규율에 부합하는 저비용·고효율 방역”이라고 강조했다. 궈 대변인은 또 “현재 정협 전문가들이 국내외 코로나 상황 발전을 연구·판단하고 있다”고만 언급했을 뿐 방역 정책 전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쩡광(曾光)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 과학자가 중국이 머지않아 ‘위드 코로나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최근 중국의 방역 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 양회의 마지막은 리커창 총리가 장식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보시라이(薄熙來) 낙마 직후 진행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마지막 총리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리커창 총리가 10년 임기를 회고하며 어떤 메시지를 밝힐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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