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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야만인 아니니까" 러시아 버린 시신, 우크라가 거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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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원 [SBS 캡처]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원 [SBS 캡처]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레시아 바실렌코 의원이 “러시아가 그대로 두고 간 군인들의 시신을 우리가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렌코 의원은 2일 공개된 SBS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아들과 남편들의 시신이 우크라이나 땅에서 그대로 부패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군대가 그들을 수습해오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야만인이 아니라 문명인이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현재까지 러시아는 3500명이 넘는 군인을 잃었고, 200명은 포로로 잡혔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같은 날 “25일 전투 과정에서 적군 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러시아군 희생자는 없었다”며 자국 군대 사망자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젤렌스키가 러시아 자극했다” 발언 비판도…“터무니없는 소리”

바실렌코 의원은 지금도 쉴 새 없이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수도 키이브(키예프)의 상황도 생생히 전했다.

그는 “매일 밤 악몽이 반복된다. 저 같은 엄마들은 밤을 보내기 위해 아이들을 지하실로, 지하철로 데리고 가야 한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에 수십 차례의 공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며 “그들은 제네바 협정에서 금지한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인구 밀집 지역을 타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는 국회의원이다. 국민과 국가에 선서를 했다”며 “우리 아이들을 러시아 왕국이 아니라 자유롭고 민주주의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 키우고 싶다”며 끝까지 우크라이나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실렌코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등 일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전쟁이 났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터무니없는 소리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는 2014년에 침공당했고, 그때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불법적으로 병합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걸 제발 기억해 달라”고 했다.

바실렌코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됐지만, 모든 지역의 모든 침략 행위에 맞서고 있다”며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민적 저항을 끌어낸 구심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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