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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우크라이나]우방 지원은 없었다, 우크라 수도 함락 초읽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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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호 01면

SPECIAL REPORT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교외의 코쉬차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이 건물은 러시아가 쏜 포탄에 의해 벽면이 흉측하게 파괴됐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교외의 코쉬차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이 건물은 러시아가 쏜 포탄에 의해 벽면이 흉측하게 파괴됐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 진입했다. 러시아군이 키예프 인근 비행장을 장악하고 시내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날 오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280만 인구의 수도 키예프를 향해 순항·탄도미사일 공습을 가했다. 수차례 폭발음이 들리고 미사일 파편이 주택가 등에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통신 등은 오전 10시쯤 키예프 중심 북서쪽 오블론 일대에서 러시아 군용 차량이 목격되고 소형 무기 발사와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전 5시 개전 후 30시간 만에 수도까지 뚫린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러시아군의 키예프 진입을 확인하며 시민들에게 집 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두차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특히 오전 7시 TV 연설에서 러시아 측에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연설에서 러시아와 국가 안보 보장 및 중립국 지위에 관한 것도 논의할 수 있단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날 오후 늦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중재자’로 내세워 화답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회담을 위해 대표단을 민스크(벨라루스 수도)에 보낼 준비돼 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이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오랫동안 무시해왔다”고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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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락 위기에 놓인 키예프에선 이날까지 10만 명 이상이 탈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민간인 사상자도 잇따르고 있다. 첫날 1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보고된 가운데 마리우풀시에서는 민간인 3명이 추가로 숨졌다. 남부 흑해 항만은 우크라이나군이 폐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첫날인 지난 24일 우크라이나인 137명이 사망하고 3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군사 개입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내엔 나토 병력이 없으며 병력을 보낼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우리 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지상군 기반 시설 83곳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 비행기 4대와 헬리콥터 1대, 무인기(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수도 키예프 북쪽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은 교전 끝에 러시아군이 차지했다. 이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에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키예프를 점령한 뒤 친러시아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새로운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호주·일본 등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내놨다. BBC는 EU가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이 보유한 유럽 자산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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