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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이후 '아이파크' 배제한 단지 처음으로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이른바 ‘NO아이파크’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예정됐던 ‘아이파크’ 브랜드가 단지 이름에서 빠지는 첫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경기도 광명시의 광명11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현대산업개발에 “현대건설 단독으로 시공하고 브랜드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만 쓰도록 계약 내용을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이 원하는 대로 사업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지난 14일 조합원들에게 “현대산업개발을 현대건설 단독시공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개별적으로 문자를 통해 알렸다. 조합은 4월 열리는 조합 정기총회를 통해 이런 의사 결정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광명11구역은 광명뉴타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재개발 구역이다. 조합원이 3200여명이고 새 아파트 44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공사지분 57%)과 현대산업개발(43%)이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했는데 현대산업개발은 공사에서 빠지고 지분 참여에 따른 이익만 얻게 된다.

컨소시엄에 속한 건설사 중 일부가 실제 공사는 하지 않고 지분 수익만 나눠 갖는 사례는 종종 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 단지의 경우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했지만, 공사는 현대건설이 도맡았다. GS건설은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자이'브랜드만 단지에 걸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분 참여에 따른 수익만 나눠 가졌다.

현대산업개발이 GS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하려는 조합원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문3구역 조합은 4월 조합 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 배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문3구역은 3-1구역과 3-2구역을 합쳐 4321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데 1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이 공사하고 2단지는 GS건설이 짓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사를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대표이사가 조합원들에게 사과문을 보내고 골조 및 구조적 안전에 대한 보증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안전 및 품질 관리를 위한 이행 방안도 안내했다.

현대사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단지들의 일반 분양 일정도 줄줄이 늦춰지고 있다. 서울 홍은13구역 재개발 분양(총 686가구) 일정은 이달에서 4월로 연기됐고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광명4구역 분양은 하반기로 미뤄졌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는 광주 사고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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