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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가보지 않은 길에 미래 있다… 청개구리식 역발상하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96·끝)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쓴 『더 포(The Four)』란 책이 선풍적 인기다. 더 포는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이다. 세상 사람의 일상을 지배하는 기업들이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궁금한 질문에 즉시 답을 제공한다. ‘디지털 글로벌 신’이라 불린다. 페이스북은 친구, 가족 등 커뮤니티가 소통하는 디지털 공간이다. 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연결돼 있다. 애플은 핸드폰 생산기업으로 삼성과 더불어 세계 최고를 다툰다. 아마존은 음식, 패션, 책, 기술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공급하며 미국 전체 가구의 50% 이상이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성격의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빅 4'의 등장은 우리가 의존해온 전통적인 제도와 방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문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 pxhere]

'빅 4'의 등장은 우리가 의존해온 전통적인 제도와 방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문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 pxhere]

위 ‘빅 4’의 등장은 우리가 의존해 왔던 전통적인 제도나 방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지상파 TV보다 더 많이 본다. 방송사 매출이 지난 몇 년 새 절반으로 떨어졌다. 인터넷 뱅킹으로 은행 창구에서 입출금 하는 사람은 전체 거래의 10%가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 점포를 폐쇄하려 하자,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거셌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매출이 감소한 지 오래고,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었다.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한다. 그런데, 요새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 부른다. 폰(Phone)과 사피엔스(Sapiens)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문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국민의 90%. 전 세계 인구의 4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미래는 포노족을 상정하지 않는 비즈니스나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

미래엔 포노 사피엔스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ICT 기술이 접목되지 않으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다. 미국의 일류 사립학교는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다. 구글이 만든 ‘미네르바 스쿨(혁신대학)’은 캠퍼스가 없다. 온라인으로 수업한다. 책 속에는 새로운 길이 없다. 현장에서 노하우를 배우는 인턴 수업이 50% 넘는다.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고 변화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는 게 경쟁력이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해킹 동아리 활동을 한 친구가 국제 슈퍼 컴퓨팅 대회에 참가, 본선까지 오른다. 김태훈이라는 청년으로 AI 개발자다. 자신이 개발한 AI 오픈 소스를 공개하자, AI 최고 권위자 구글의 제프 딘이 같이 일하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그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세운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 AI’에 합류했다. 세계 정상급 AI 기술자가 모이는 곳이다. 26세 때 그의 초봉은 33만 달러(3억 7000만 원)이었다. 그는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제가 넘어야 할 것은 세계의 인재입니다”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이용자가 5억 명이 넘는다. 우버 택시가 세계적인 추세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시대다. 온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사람-사물-공간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초연결 세상이 되었다.

모험하고 도전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청개구리식 역발상도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 과감한 선택 뒤에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사진 pxhere]

모험하고 도전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청개구리식 역발상도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길에, 과감한 선택 뒤에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사진 pxhere]

미래 시대에 돈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만 죽으라고 하는 단순 근로자는 고생만 한다. 대신 가치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일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디지털 기술로 언제든 대체될 것이다. 스펙보다는 차별화한 창조적·감성적 능력이 중요해진다. 바뀐 게임의 룰에서는 꼭 필요한 재능을 가진 대체 불가능하고 모방이 불가능한 가치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세스 고딘은 이런 사람을 ‘린치 핀’이라고 한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유명 대학교수가 되는 게 나을까, 하버드를 중퇴하고 창업을 하는 게 나을까.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할지 모른다. 그러나 중퇴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보라. 이제 세상은 풀 타임 편한 일자리에 안주하기보다는 스스로 길을 찾아 도전하는 사람에게 돈이 몰리고 자본을 대주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이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업도, 돈 버는 방법도, 살아가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개방과 변화를 거부하는 대원군식 사고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디지털과 ICT가 파괴한 세상의 변화는 충격적이다. IT계 거장 조나 버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선언한다. 안전한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가면 태풍과 폭풍우로 배가 침몰할 수 있다. 그래서 바다로 나가지 않았던 조선과 중국은 그 위험한 배를 타고 쳐들어온 서구 열강에 힘없이 무너진 역사가 있다.

진정 부강하고 싶은가. 나라도 개인도 ‘오픈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모험하고 도전해야 도태되지 않는다. 청개구리식 역발상도 필요하다. 두 갈래 길에 서서 어느 길을 갈지 망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익숙하지 않은 길, 가보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선택해보기 바란다. 거기에 풍성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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