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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에서만 세번째 생일… '대보름'에 테어난 김보름의 해피 베이징

중앙일보

입력

4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김보름이 훈련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4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김보름이 훈련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정월대보름에 태어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이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에서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김보름의 생일은 1993년 2월 6일이다. 음력으로는 정월대보름(1월15일)에 태어났기에 그의 이름은 보름이 됐다. 김보름은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며 "최근엔 거의 대부분 해외에서 생일을 맞았다.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고 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대회 기간 생일을 맞이하는 선수는 김보름이 유일하다.

스피드 스케이트 국가대표 김보름. 강정현 기자

스피드 스케이트 국가대표 김보름. 강정현 기자

특히 겨울올림픽 기간은 항상 그의 생일이 포함됐다. 생애 첫 대회였던 2014 소치,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낸 2018 평창 대회도 선수촌에서 생일 파티를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동료들은 한국보다 한 시간 늦은 시차를 고려해 밤 11시30분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보름은 "후배들에게 한국에서부터 준비해온 선물도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윤홍근 선수단장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과 꽃다발을 선물했다.

김보름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에 앞서 열린 팀 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이 일어나 힘든 상황이었지만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로 그에게 잘못이 없음이 드러났지만, 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김보름은 "운동선수로서 목표였던 올림픽 메달을 따게 해준 고마운 대회"라고 했다.

2월 6일 윤홍근 선수단장으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은 김보름. [사진 대한체육회]

2월 6일 윤홍근 선수단장으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은 김보름. [사진 대한체육회]

김보름은 최근 몇 년간 가족들과 떨어져 생일을 보냈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김보름은 한국체대에 입학하면서 홀로 서울로 올라와 지냈다.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장거리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쇼트트랙과 비슷한 매스스타트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좋은 성과도 냈다. 세 번째 올림픽이라 어느덧 여유도 생겼다. 두 번째 메달 도전이 쉽진 않지만, 매스스타트는 워낙 변수가 많다. 경험이 많은 김보름에게도 승산이 있다.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는 19일 열린다.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김보름에게 어머니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전화는 자주 한다"면서도 머뭇댔다. 하지만 진심을 담은 인사를 건넸다. "엄마, 나를 위해 여태껏 노력한 만큼 이제는 제가 노력해서 앞으로 계속 웃을 수 있도록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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