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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식중독 '그놈'은 좀비다, 식은 떡국 귀찮다고 그냥 먹으면··

중앙일보

입력

설 명절에 대량으로 만들어 놓은 음식들이 남았다.
커다란 냄비에 담긴 소고기 떡국,
뜨거워질 때까지 기다리기 귀찮으니 적당히 따뜻하게만 데운다.
식어버린 동태전, 갈비찜과 함께 간단히 저녁 한 끼 해결한다.

국, 고기찜 등을 조리하고 실온에 긴 시간 보관하다 충분히 재가열하지 않을 경우 퍼프린젠스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자료 사진]

국, 고기찜 등을 조리하고 실온에 긴 시간 보관하다 충분히 재가열하지 않을 경우 퍼프린젠스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자료 사진]

명절 이후 이렇게 남은 음식들을 먹을 때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보통 식중독은 온도가 올라가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추운 겨울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식중독은 조리할 때 열 처리가 잘 안됐거나 조리 후 보관·유통 등 음식물 관리가 잘 안 되었을 때 생긴다. 특히 끓였던 음식을 실온에 방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국, 고기찜 등을 대량으로 끓인 뒤 그대로 실온에 방치하면,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퍼프린젠스 아포가 깨어나 증식할 수 있다. 아포는 퍼프린젠스균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기는데, 끓여도 죽지 않고 휴면 상태로 있다가 세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깨어나 다시 증식하면서 식중독을 일으킨다.

최근 5년 동안 1655명이 이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총 47건이 발생한 건데 이중 음식점이 27건, 학교 외 집단 급식소에서 7건, 학교 집단급식소에서 5건 발생했다. 돼지고기 등 육류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밖에 채소류, 곡류 등에서도 발생했다. 즉, 많은 양의 도시락을 조리하고 배달하는 음식점이나 급식소에서 국, 고기찜 등을 조리하고 그대로 실온에 긴 시간 동안 보관하다가 충분히 재가열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것이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같은 업체 도시락을 먹은 대전지역 9개 유·초등학교 학생 50여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신속 검사 진행한 결과 퍼프린젠스 식중독균이 다수 검출돼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식중독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6∼24시간 잠복기를 거쳐 묽은 설사나 복통 등 가벼운 장염 증상을 겪게 된다. 따라서 대량 조리한 음식은 나눠서 식힌 뒤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고, 먹을 때는 충분히 재가열해야 한다. 또 퍼프린젠스균은 열에 약해서 75℃ 이상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육류 등 식품은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조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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