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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의상계 이색 패션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9세기 러시아의 대표적 문학작품에 나오는 여주인공들의 이미지를 따서 의상 화한 이색 패션쇼가 최근 열렸다.
「러시아의 꿈」이라는 주제로 디자이너 이광희 씨가 이번 가을·겨울모드로 마련한 이 패션쇼는 19세기 러시아를 풍미한 음악·문학·미술·건축양식 등을 근원으로 해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의상 1백여 점이 출품됐다.
부드럽고 둥글며 풍성한 모습을 기본 선으로 19세기후반의 민속문양·기하학적인 문양들을 응용하는 한편 전통적 장식들인 깃털·술장 식 등을 도입해 복고적 인상을 풍겼다. 색상은 선홍색을 비롯, 회색·검정·갈색이 주류. 소재로는 금사가 섞인 직물·캐시미어·벨벳·모직 크레이프·시폰·밍크 등 이 다양하게 사용됐는데 서로 다른 질감의 소재를 이용해 효과를 살린 것이 돋보였다.
치마의 길이는 무릎 위 15cm내외의 미니스타일이 주종을 이뤘으며 재킷의 길이는 허리선을 약간 밑돌 정도로 짧아지면서 허리선이 강조돼 여성미를 살렸다. 이와 함께 망토를 두른 것과 같은 케이프 모양의 외투들이 등장했다.
이번 패션쇼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소설 속의 여주인공 의상으로『안나 카레니나』의 안나,『죄와 벌』의 소냐,『부활』의 카튜샤 등 세 작품이 선보였다.
안나는 화려한 깃털장식을 곁들인 검정 색 실크 이브닝드레스에 검정 색 깃털부채를 든 귀족부인으로 묘사됐다.
『죄와 벌』에서 순진한 영혼을 지닌 창부로 나오는 소냐는 붉은 색 깃털장식과 짧은 검정 색 층층 주름 스커트 등으로 표현했다.
카튜샤는 스팡크로 처리된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흰색 드레스에 커다란 십자가목걸이로 액센트를 주었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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