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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 확진 교사, 마스크 쓰고 가르쳐라" 美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와 교육 등 공공부문에서 인력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에 걸렸어도 무증상이라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라는 조치까지 나왔다.

美 병원 코로나 격리에 인력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에 들어가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에 들어가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8일 현재 미국 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13만 8000명이 입원해 있다. 역대 최고치 14만 2200명(2021년 1월 중순)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런데 병원에선 환자를 돌볼 사람이 줄었다. 8일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5000개 병원을 조사한 결과 24%에 달하는 1200개 병원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의료진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거나 감염돼 격리해야 되기 때문이다.

캔자스 대학병원에선 지난 7일 현재 직원 9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병원 직원 1만3500명 중 7%에 달한다. 게일 슐츠 수석 간호 책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대거 늘었지만, 새로운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힘든 상황이다. 수술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도 병상 규모가 적은 40개 병원에는 최소 2주간 급하지 않은 수술은 중단하라고 했다.

“무증상 확진 교사, 마스크 쓰고 가르쳐라” 논란 

학교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미국 학교 데이터를 수집하는 버비오(Burbio)에 따르면 새해 첫 주(1월 2일~8일)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 13만 곳 중 5225곳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피츠버그 지역매체 트립라이브는 지난 7일 "피츠버그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하는 교직원이 늘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 공립학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교육부는 대면 수업을 요구하고 있다. 미겔 카도나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지난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고통받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돼 일부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대면 수업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지난 5일 조지아주에선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무증상이고 마스크를 쓴다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 조지아교육자협회 리사 모건 회장은 "아주 잘못된 처사다. 교사들은 건강할 때 학생들과 교실에 있길 원한다"고 반발했다.

음성 땐 무급 휴가…“검사 안 받을걸”

이처럼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는 추세다. AP는 9일 "코로나19 펜데믹 초기에 활발히 사용됐던 유급 휴가제가 축소되고 있다. 아울러 노동력 부족 현상 심화로 출근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식료품 체인 크로거는 백신 미접종 종업원이 코로나19 감염 시 2주의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를 없앴다. 미국 최대의 소매 유통망인 월마트는 코로나19 관련 유급 휴가를 2주에서 1주로 단축했다.

미국 연방의회는 지난해 봄 코로나19 관련 질환을 가진 노동자들에게 유급휴가를 의무화하는 법을 마련했다. 그러나 효력이 지난해 12월 31일 만료됐다. 유급휴가를 제공한 기업에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법 역시 지난해 9월 말 효력이 중단됐다. 뉴멕시코주의 한 근로자는 AP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증상으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3일을 쉬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양성이면 유급 휴가지만, 음성이면 무급 휴가'라고 했다. 차라리 검사를 받지 않고 일하는 게 나았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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