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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60평 불탔는데…‘슈퍼을’ ASML 화재에 ‘삼성·닉스’ 속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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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사옥. [중앙포토]

ASML 사옥. [중앙포토]

지난 4일(현지시간) 발생한 ASML 독일 베를린 공장 화재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납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SML은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계 회사로, 워낙 협상력이 높아 반도체 시장에서 ‘슈퍼을’로 불린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틀 전 EUV 부품을 생산하는 베를리너 글라스 공장에서 불이 났다. 베를리너 글라스는 ASML이 2020년 인수한 독일 기업이다. 화재 규모는 크지 않다. 트렌드포스는 “전체 공장 면적 3만2000㎡ 중 200㎡(약 60평) 정도가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EUV 장비에 들어가는 레티클 척, 웨이퍼 테이블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라인이 소실됐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ASML 베를린 공장 일부가 여전히 폐쇄 중”이라고 보도했다.

ASML은 화재 직후 “현재 피해 상황이나 이번 사고가 올해 EUV 장비 생산 계획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피해 조사에 며칠이 걸릴 것이며,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2020년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EUV 장비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2020년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EUV 장비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ASML에서 EUV 장비를 납품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피해 상황과 관련된 특별한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EUV 생산에 대한 실제 영향을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화재로 EUV 장비 리드 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ASML 장비의 리드 타임은 약 12~18개월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내년(2022년) 55대의 EUV 장비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100% 예약이 완료됐고, 이 중 삼성전자가 18대, SK하이닉스가 4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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