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76㎏ 저체중아 다리 혈관으로 철망 넣어 심장 동맥관 폐쇄 성공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연합뉴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의료진이 몸무게 1.76㎏의 저체중 신생아의 열린 동맥관을 비수술적 요법으로 막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비수술적 방법으로 시술에 성공한 아이 중 가장 작은 사례이다.

삼성서울병원 장윤실 송진영 교수팀 비수술적 치료 성공 #국내 가장 체중 적은 아이에게 시술 성공한 사례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송진영 교수팀은 선천성 동맥관 개존증을 앓는 생후 3주 신생아의 동맥관 폐쇄 시술에 성공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 아이는 자궁 내 성장 지연으로 임신 36주 5일 만에 1.54㎏으로 태어났고, 생후 3주차에도 1.76㎏에 불과했다. 출생 후 선천성 동맥관 개존증을 진단 받았고, 심부전이 확인돼 치료가 급했다.

 이 병은 자궁 내 태아의 혈액순환을 유지해온 동맥관이란 혈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있는 질환이다. 선천성 심장병의 하나인데, 출생 초기에 자연스럽게 막히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계속 열려있으면 심내막염이나 폐부종과 같은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크고, 심할 경우 심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신체검사를 할 때 우연히 발견한다. 청진기로 심장 잡음을 잡아내 심전도, 심장 초음파 검사로 확진한다.

 일반적 치료법은 심장과 연결된 다리 혈관으로 특수 폐쇄 기구(얇은 철망으로 제작)를 동맥관으로 옮긴 뒤 이 기구를 펼쳐서 막는다. 가슴을 열지 않아 중재 시술이라고 한다. 이 기구가 커서 몸무게 6kg 이상 자란 후 시술하도록 권장한다. 이 아이처럼 저체중 출생아는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심부전이 확인돼 지체할 수 없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 송진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 송진영 교수.

 장윤실·송진영 교수팀은 작은 신생아를 위해 최근 개발된 ‘piccolo’라는 기구를 쓰기로 하고, 지난달 4일 시술했다. 이 기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용된 예가 많지 않다.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진한 덕분에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쳤고 동맥관이 막힌 것을 확인했다. 아이는 지난달 28일 무사히 퇴원했다.

 장윤실 교수는 “선천성 동맥관 개존증이 저체중 출생아에 발생하면 치료법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 시술 성공을 계기로 작은 신생아 치료에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송진영 교수는 “저체중 출생아와 같이 체중이 작은 신생아의 선천성 동맥관 개존증은 체중을 늘려 시술하거나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생기면 부득이 수술했다”면서 “이번 성공 사례가 저체중 출생아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