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백신 알레르기로 1차만…부작용에 유서 쓸 생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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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빈 기자

지난해 12월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YTN 방송 캡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극심한 백신 알레르기로 1차만 접종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최근 방송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까지만 맞았다고 밝혔다가 과거 백신 접종을 독려한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날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모든 종류의 항생제와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 알레르기 체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백신을 맞아야 하나 정말 고민했다. 차라리 의사를 그만둘까 생각까지 하다가 결국 1차를 맞았는데 3개월간 부작용에 시달렸다"며 "부작용이 심한 날은 유서를 쓸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천 교수는 "나는 환자가 극심한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고, 의사가 이를 인정해 소견서를 쓰면 방역패스 예외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백신 1차밖에 맞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말한 것은 정부가 나같은 사람(특수 체질)을 위해 (방역패스 규정에 있어서)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어느 장소가 위험하고 안전한가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과학적이지 않다. 추가 접종을 강조하지만 목숨걸고 맞아도 효과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고 3개월이면 떨어진다"며 "고령층 등 면역력이 떨어진 취약계층은 맞아야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는 억지로 3차를 맞게 하는 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형평성이 필요하다"며 "저는 사실 건강상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생필품을 사러 가는 백화점, 마트 등 공간에 백신패스를 적용한다면 나는 들어갈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간에서는 전염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과학적으로 방역을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천 교수가 지난 3월 발간된 정부 홍보물에서 "지금은 '빨리, 많이'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던 발언이 재차 주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