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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홍보물서 "백신 서두르라"던 교수, 본인은 다 안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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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YTN 방송 캡처]

지난해 12월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YTN 방송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의대 교수가, 본인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고 밝혀 3일 현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1차 백신 접종 뒤 부작용 탓에 2차 접종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젊은층에 부스터샷을 강요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형평성이 필요하다"며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 생필품을 사러 가는 곳에 백신 패스를 한다면 사실 저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백신패스' 미비점 설명하다 "백신부작용" 밝혀

그는 다음날인 지난 1일에도 YTN 방송에 출연해 "10여년 전 백신을 맞고 입원했다. 이후 10여년 간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적다. 그래서 많은 분의 백신 접종 불안감이나 부작용을 잘 안다"면서도 "그렇지만 저는 의료인이고 또 호흡기 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어서 정말 고민하다가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1차 접종) 이후 상당히 안 좋았고, 지금도 많이 안 좋다"며 "저 같은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안 맞는 게 아니라 못 맞는 분도 계실 것이다. 정부가 소수를 배려하는 정책을 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2021년 3월 15일에 발행된 정부 홍보물 '정책주간지 공감 595호'. ['공감' 캡처]

2021년 3월 15일에 발행된 정부 홍보물 '정책주간지 공감 595호'. ['공감' 캡처]

하지만 천 교수의 접종 미완료 발언은 지난해 3월 그가 정부 홍보물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했던 발언과 함께 확산하며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당시 정책주간지 '공감' 인터뷰에서 "지금은 무엇보다 '빨리, 많이' 맞는 게 중요하다"며 "예방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정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저 질환자는 누구보다 빠르게 접종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본인도 미접종이면서 국민한테 백신을 맞으라 마라 하느냐" "정부 편에 서서 백신 접종을 강요했던 부분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라" 등 네티즌 의견이 이어졌다.

"1차 맞고 부작용 심해…가족들은 모두 접종" 

천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다른 백신 접종 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난 적이 있다"며 "그래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에도 고민했지만, 코로나19 환자를 포함해 호흡기 환자들을 계속 만나니 목숨을 걸고 1차를 맞았다. 그런데 역시나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저히 회사 출근을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환자가 쏟아지는 와중에 출근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2차 접종을 하지 못했다"며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진료하니 지금까지 코로나 환자에 여러차례 노출됐지만 걸린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가족 중에 나를 제외한 남편·어머니 등 모두 백신 접종을 했고 3차까지 다 맞았다"며 "내 경우엔 피치못할 이유로 못 맞은 것인데, 이런 사실을 내 입으로 얘기해도 좋은 쪽으로 보지 않는게 아쉽다"고 했다.

"젊은 층에 부스터샷 강요할일 아니라 생각" 

그는 정부의 무리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추진에 대해서도 비판적 의견을 냈다. 천 교수는 "정부가 방역패스를 마트 등에 확대하는데, 나처럼 접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큰 제약"이라며 "3차를 맞게하려는 수단인데, 사실 어르신들, 고위험군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지만 젊은층에게 부스터샷을 강요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파력 강하고 증상이 가벼운 오미크론이 우세화되는 상황에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TN 인터뷰에서 1차 접종만 했다는 사실 밝힌 뒤에 너무 많은 고초를 치렀다. '대깨 교수'라는 둥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며 "내가 백신 맞기 싫어서 맞지 않은 것처럼 앞뒤 말을 다 자르고 비난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부터 방역 패스(접종증명 및 음성확인제)에도 유효기간이 적용됨에 따라, 2차 접종(얀센 접종자는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날부터 6개월(180일)까지 추가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방역 패스 적용시설인 식당·카페를 비롯해 도서관·영화관·쇼핑몰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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