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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피' 못가 속상…이곳서 텐션 터졌다" 코시국 스무살의 첫날

중앙일보

입력

2022년 임인년 새해 첫 주말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2022년 임인년 새해 첫 주말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올해 스무살이 된 A씨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단짝 3명과 셀프 포토 스튜디오를 찾았다. 스무살의 첫날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이들은 성인의 상징인 주민등록증을 다 같이 손에 들고 카메라 앞에 서기도 했다. A씨는 2일 “(방역 수칙으로) 친구들과 밤새워 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 거로도 좋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3년…올해 ‘스물’은 어떻게 새해 맞았나

2일 인스타그램에 '스무살'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게시물들. 처음 술을 마셨다거나 친구들과 기념 사진을 찍은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2일 인스타그램에 '스무살'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게시물들. 처음 술을 마셨다거나 친구들과 기념 사진을 찍은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올해 성인이 된 2003년생은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어떻게 맞았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교 시절 등교도 맘 편히 못 했고, 방역 수칙 강화로 성인이 되고도 ‘밤샘 유흥’은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겨지는 그들이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무살을 의미 있게 시작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날 ‘#스무살’ ‘#스물’과 같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 따르면 ‘20’ ‘2022’ 등 나이나 올해를 강조하는 숫자 풍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2022’라는 숫자 풍선 앞에서 사진을 찍은 한 네티즌은 “스무살, 나도 이제 어른이다”라고 적었다.

호텔 등에서 친구들과 새해를 맞았다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식당 등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해 2021년 12월 31일에서 2022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순간을 함께할 수 없어서다. 호텔에서 파티룸을 꾸며 친구들과 새해를 보냈다는 B씨는 “1일 자정이 되자마자 케이크에 꽂은 ‘20’이라는 초를 다 같이 끄며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밖에서 카운트다운을 못 한 건 아쉬웠지만, 우리 방식대로 인생에 한 번뿐인 스무살을 맞이한 거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서 더 많은 친구와 모여 스무살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새해 첫 주말…술집선 ‘2003년생’이 VIP?

2003년생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경기도 수원의 한 주점이 SNS에 올린 공지.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2003년생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경기도 수원의 한 주점이 SNS에 올린 공지.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새해 첫 주말인 이날 술집·헌팅포차 등 유흥주점은 2003년생으로 넘쳐나는 분위기다. 만 19세인 이들이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돼서다. SNS에는 “술을 처음으로 마셔봤다”는 인증 후기가 잇따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집 등은 2003년생을 ‘특별 손님’으로 우대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주점은 SNS를 통해 “03년생이 스무살 된 기념으로 1~2일 주점을 오전반(오전 5시~낮 12시)과 오후반(오후 2~9시)으로 나눠 운영한다”고 알렸다. “03년생들 구경도 못 한 새로운 소주를 증정하겠다”는 이벤트를 벌인 경기도 성남의 한 주점도 있었다. 이들 주점은 지난 1일 오전 대기가 있었을 정도로 손님으로 붐볐다고 한다.

주점 측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03년생을 찾는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한 관계자는 “(분위기 잘 타는) 03년생 ‘텐션(매우 활기 차다는 뜻)’ 당황스럽다”고 적었다. 이날 오후 4시쯤 테이블 반 이상이 꽉 찼다고 해당 주점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주점을 찾아 스무살을 자축한 심모(20)씨는 “스무살 기념으로 여기저기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축하받았다. 인생 첫 술집이다 보니 재밌었다”며 “‘새피(새벽 PC방)’도 못 가서 속상했는데 술집에서 소리 지르고 놀아 지금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는 여전한 걱정거리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한 테이블에 4명 이상이 앉을 수 없어 교대로 친구들과 왔다 갔다 움직였다”며 “합석 문제로 술집에서 싸움도 많이 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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