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왼쪽에서 둘째)과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홈스 AFP=연합뉴스]
알카라마(시리아)를 따돌리고 국내 프로축구 팀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다.
전북은 12월 10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다. 지난해 '세계 클럽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부터 FIFA가 주관하는 '클럽 월드컵'으로 명칭과 위상이 격상돼 6개 대륙 우승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유럽(스페인 FC 바르셀로나)과 남미(브라질 인테르나시오날) 우승팀은 4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4팀은 한 경기를 이겨야 4강에 오른다. 전북은 북중미 대표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를 이기면 바르셀로나와 4강전을 치른다. 2005~0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바르셀로나는 호나우지뉴(브라질), 사뮈엘 에토오(카메룬),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호화 멤버를 보유한 세계 최강 클럽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승부를 떠나 바르셀로나와 공식 경기를 한다는 건 큰 영광이며 팀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뒤 멕시코 팀과의 1차전 승리를 목표로 훈련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9일 새벽(한국시간) 시리아 홈스의 칼레드 빈 알왈리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결승 2차전은 전북의 저력을 보여준 또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북은 4만 관중의 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알카라마의 맹공에 경기 내내 시달렸다. 1차전(1일.전주)에서 2-0으로 이긴 전북은 2골의 여유가 있었지만 후반 9분과 14분 잇따라 골을 허용했다.
1, 2차전 합계 2-2가 돼 연장으로 접어들기 직전인 후반 43분, 전북의 진가가 발휘됐다. 후반 교체 투입된 김인호가 정종관의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넘어지며 크로스를 올렸다. 골키퍼 키를 넘긴 볼을 제칼로가 껑충 뛰며 헤딩슛했고, 한 번 바운드된 볼은 텅 빈 골문 중앙을 갈랐다. 경기는 알카라마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우승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앞선 전북의 차지였다.
오색 축포가 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주장 김현수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넘겨받아 높이 치켜들었다. 전북의 수비진을 이끈 '국민 수비수' 최진철(35)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