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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 장성우, 이강철 감독 향해 무한 감사

중앙일보

입력

FA 계약한 장성우가 이강철 감독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 KT 위즈]

FA 계약한 장성우가 이강철 감독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 KT 위즈]

"그런 감독님을 만난 저는 복 받은 선수입니다."

데뷔 14년 만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장성우(32)는 지난 20일 원소속팀 KT 위즈와 기간 4년 총액 42억원에 재계약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순간, 장성우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이강철(55) KT 감독이었다. 그는 "고마운 분이 너무 많지만, 이런 좋은 계약을 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돼주신 건 감독님"이라고 했다.

KT는 탄탄한 마운드 전력을 앞세워 2021년 통합 우승을 해냈다. 주전 포수 장성우는 KT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장성우는 "이강철 감독님은 선수 시절 통산 152승(역대 3위)을 거둔 레전드다. 하지만 권위 의식 없이 나에게 많은 권한을 주셨다. 그 덕분에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 리드 전권을 장성우에게 줬다. 종종 교체 타이밍도 의견을 물었다. 장성우는 "'네가 우리 팀 투수를 가장 잘 알지 않느냐'라는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 가슴이 벅찼다. 누군가 나를 믿어준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았다"라고 돌아봤다.

장성우의 의견을 반영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많았다. 그러면 이강철 감독이 먼저 장성우를 찾아가 "신경 쓰지 말아라"라고 격려했다고. 장성우는 "선수를 그렇게 배려하는 감독님이 또 있을까"라며 웃었다.

KT는 한국시리즈(KS)에서 '가을 타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연승 거두며 우승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한 박경수, 맹타를 휘두른 강백호와 황재균 그리고 전원 승리를 챙긴 선발진이 우승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장성우를 더 치켜세웠다. 구현모 구단주, 남상봉 사장 등 구단 고위 인사가 참석한 우승 축승회에서도 "팀 KT의 힘으로 우승했지만, 마음속 MVP를 꼽는다면 장성우"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투수진을 향해 "내 말이 틀렸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장성우는 "감독님이 KS 2차전 승리 후에도 숙소에서 '네 덕분에 이겼다'라고 말해주셨다. 정말 잘한 건 다른 선수들이다. 하지만 감독님의 그 한 마디는 정말 기쁘더라"라며 웃었다.

장성우는 KT에 입단한 2015년을 야구 인생 전환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을 만나 신뢰받으면서 뛰었던 지난 3년(2019~2021년)을 전성기로 본다.

이강철 감독은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후 3년 연장 계약을 선물 받았다. 이후 고참 선수 몇 명을 불러 "너희들 덕분에 재계약했다. 이제는 너희들이 좋은 계약을 하길 바랄 뿐이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그 자리에 있었던 한 명이 장성우다.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의 이번 협상을 앞두고도 심적으로 안정을 주는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장성우는 "감독님께 'FA 계약 전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하겠다'라는 다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철 감독도 장성우에게 "그동안 고생했다. 내년에도 잘 해보자"라는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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