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이태호 대표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34)
올해도 어느덧 10여일 남짓 남았다. 창업 4년 차, 사람으로 본다면 사춘기 중학생 같은 연식이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성공과 실패로 나뉘는 길목에 서 있는 기분이 자꾸 드는 시기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더 큰 포부를 가지고, 원대한 목표를 잡고 해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새로운 제품도 출시했고, 수출도 본격화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 세웠던 계획에는 한창 못 이르렀다. 본래에 하던 일에 새로운 일을 더 해 큰 성과를 기대해 목표치를 세웠지만, 새롭게 더해진 만큼 본래의 일이 줄어들면서 목표달성에는 실패했다. 내가 세운 계획에는 ‘늘어남’만 있지, ‘줄어듦’은 없었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고 나서부터는 ‘후퇴’와 ‘마이너스’ 보다는 ‘전진’과 ‘플러스’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여느 뉴스에서 발표하는 희망적이지 않은 내년도 경기전망과는 상관없이 신년 계획에는 성장만 존재하는 목표지향적인 계획이 세워진다.
또 목표에 달성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모습이 가여워 보인다. 그래서 나는 대외용과 나 혼자 보며 곱씹어볼 두 가지 버전의 사업계획을 세운다. 대외용은 희망적이고, 나 혼자만 보는 사업계획은 다소 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산에 오르는 것을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성공하지 못한 인생도,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삶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처럼, 달성하지 못한 계획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내년에는 큰 욕심을 버리고, 작은 목표치의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연 단위가 아닌, 1개월 단위의 계획을 세우려 한다. 최종 목표로 가는 길 중간 중간에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 지점을 두는 방법을 두고자 한다. 작은 목표를 반복하다 보면 마침내 큰 목표도 달성할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