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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내년 사업 계획, 1개월 단위로 목표는 작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태호 대표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34)

올해도 어느덧 10여일 남짓 남았다. 창업 4년 차, 사람으로 본다면 사춘기 중학생 같은 연식이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성공과 실패로 나뉘는 길목에 서 있는 기분이 자꾸 드는 시기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더 큰 포부를 가지고, 원대한 목표를 잡고 해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새로운 제품도 출시했고, 수출도 본격화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 세웠던 계획에는 한창 못 이르렀다. 본래에 하던 일에 새로운 일을 더 해 큰 성과를 기대해 목표치를 세웠지만, 새롭게 더해진 만큼 본래의 일이 줄어들면서 목표달성에는 실패했다. 내가 세운 계획에는 ‘늘어남’만 있지, ‘줄어듦’은 없었기 때문이다.

창업 이후엔, 대외용과 나 혼자 두 가지 버전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대외용은 희망적이고, 나 혼자만 보는 사업계획은 다소 현실적인 내용이다. [사진 pxhere]

창업 이후엔, 대외용과 나 혼자 두 가지 버전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대외용은 희망적이고, 나 혼자만 보는 사업계획은 다소 현실적인 내용이다. [사진 pxhere]

창업을 하고 나서부터는 ‘후퇴’와 ‘마이너스’ 보다는 ‘전진’과 ‘플러스’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여느 뉴스에서 발표하는 희망적이지 않은 내년도 경기전망과는 상관없이 신년 계획에는 성장만 존재하는 목표지향적인 계획이 세워진다.

또 목표에 달성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모습이 가여워 보인다. 그래서 나는 대외용과 나 혼자 보며 곱씹어볼 두 가지 버전의 사업계획을 세운다. 대외용은 희망적이고, 나 혼자만 보는 사업계획은 다소 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산에 오르는 것을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성공하지 못한 인생도,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삶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처럼, 달성하지 못한 계획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내년에는 큰 욕심을 버리고, 작은 목표치의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연 단위가 아닌, 1개월 단위의 계획을 세우려 한다. 최종 목표로 가는 길 중간 중간에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 지점을 두는 방법을 두고자 한다. 작은 목표를 반복하다 보면 마침내 큰 목표도 달성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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