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이태호 대표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32)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큰 위기임을 직감한다. 그동안의 위기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쳐 나갈 수가 있었다면, 이번 위기는 내가 어찌 손을 쓸 수 없을 외부 요인에 따른 강력한 어퍼컷 한방이다.
가정과 개인의 일상 곳곳에 위기감이 침투해 삶을 뒤흔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을 탓만 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속수무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탓해서 얻을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
호황일 때는 사업체의 대표가 가장 멋들어지게 폼을 잡을 수 있다면,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보다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고 고생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그 노력과 고생이 위기를 극복한 결과를 이뤄냈느냐만이 만이 중요하다.
물론, 위기 대응을 위한 솔루션이 하루아침에 개발될 수는 없다. 하지만 리더라면 위기 대응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던지, 이 위기상황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금 확보를 해놓던지, 위기 이후의 기회를 대비하던지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코로나로 인해 창업 수요는 급격히 줄었지만, 반대로 폐업 빈도가 급증했다. 그러다보니 중고 용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를 값싸게 매입해, 향후 시장이 풀렸을 때 빛 보길 기대하며 중고 사업을 시작한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위기는 근본을 돌아보게 하고 질문하게 하며 결국은 살기 위해서라도 변화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가 결국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데, 바로 이런 맥락에서 위기가 곧 기회가 되는 게 아닌가 한다.
되돌아서 생각해보면, 삶의 여정에 순탄만 했던 과정은 결코 없었던 것 같다. 사업체의 여정도 마찬가지이리라. 세상의 모든 일은 이렇게 돌아가고 성과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이번 고비를 넘고 나면 어려움을 넘어선 자가 느끼는 기쁨 또한 알게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