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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재고떨이에…나이지리아, 백신 100만회분 폐기

중앙일보

입력

한 여성이 우간다 캄팔라에 있는 콜로로 활주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 여성이 우간다 캄팔라에 있는 콜로로 활주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 서방 선진국으로부터 어렵게 받은 코로나19 백신 100만 회분을 폐기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미국 등 백신 접종 선도국들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를 보내줬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파이사이슈아이브 나이지리아 국립1차건강관리개발기구(NPHCDA) 사무국장은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나이지리아는 이 백신 물량을 지난주 서방 국가들로부터 받았지만, 유통기한이 몇 주 남지 않아 접종 자체가 도전되고 있다고 오사기에 에하니레 보건장관은 밝힌 바 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2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 국가지만, 백신 접종률은 성인의 4%도 안 된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인구 기준 나이지리아의 접종 완료율은 1.9%에 불과하다.

슈아이브 국장은 “백신 부족 사태로 조금이라도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공여국들로부터 유통기한이 촉박한 백신을 들여왔지만, 이제 더는 이런 백신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네갈도 최근 2달간 최소 20만 회분의 백신을 유통기한 만료로 폐기했는데, 추가 20만 회분이 이달 말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고 국가 백신 담당자가 밝혔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세네갈의 접종 완료율도 5.6%로 상당히 저조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에는 인프라 차원의 문제와 함께, 백신에 대한 높은 불신 문제도 있다.

세네갈 백신 담당자 우세아누바디안은 “접종을 망설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하루 1000~2000명에게 백신을 맞히고 있는데, 이대로는 지금 보유한 모든 백신을 기한내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접종을 독려하면서 최대한 맞히기엔 미국과 중국 등에서 보내주는 백신의 유통기한이 짧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아프리카 보건당국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을 공급하는 것은 보건 시스템에 혼선을 더한다”며 “유통기한이 최소 두 달 반 남은 물량을 공급해달라.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공급 한 달 전에는 알려달라”고 했다.

한편, 이처럼 아프리카 국가에서 백신을 폐기하는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실상은 선진국에서 더 많은 백신이 버려지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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