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집회'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1심 징역 1년, 집유 2년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16:00

업데이트 2021.11.25 16:14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지난 9월 2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지난 9월 2일 오전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에서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5일 집회시위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위원장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5월~7월 사이 신고된 범위를 넘어선 집회를 열거나 미신고 집회를 감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에 더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도 함께 받았다.

이에 양 위원장 측은 기소된 불법 집회 혐의 관련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감염병예방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을 폈다.

감염병예방법 제49조는 질병관리청장이나 시·도지사 등이 집회 같은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고, 구체적인 지역이나 기간을 정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양 위원장측은 이 조항이 구성요건을 명확히 하지 않았고, 질병청장이나 시도지사에게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양 위원장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법이 정한 감염병은 비단 코로나19뿐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감염병이 나타나는 경우도 상정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감염병마다 그 예방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가 다양할 수 있으므로 법으로 세세하게 제한 조치를 미리 정해두기가 불가능하고, 그럴 경우 오히려 유연한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집회가 한창 이뤄지던 지난 5월~7월 사이 상황도 고려됐다. 당시 서울시는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다가 50인 이상 집회 제한으로 지침을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확진자 수의 영향으로 7월에는 다시 10인 이상 집회를 제한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법원은 “집회는 여러 사람이 반복적으로 구호를 외치며 비말이 튈 가능성이 높고, 참가자의 인적사항 파악이나 방역지침 준수에 대한 감독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피고인은 노동자 단체 대표로 노동자 주권 개선 운동을 하다 위법한 행위를 했지만 전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장기간 제약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자체의 방침에 응할 의무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만 양 위원장이 기소된 뒤 결과에 대해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당국의 조사 결과 이번 사건에서 문제된 각 집회로 인해 코로나 19가 퍼졌다는 보고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집행유예를 받은 양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양 위원장은 취재진에 "노동자들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굳이 노동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집회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항소 여부 등은 변호인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재판 이후 양 위원장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노동자 권익을 위한 집회 활동과 법 규범 준수가 어떻게 균형을 이뤄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며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살펴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