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진핑 체제 확립’ 자화자찬한 中공산당 “정부 만족도 98%”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서 장진취안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기자의 질의 응답을 경청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서 장진취안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기자의 질의 응답을 경청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공산당이 12일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와 ‘시진핑 사상’을 당의 핵심으로 확립했다고 선언했다.

왕후닝 후임 장진취안, 시진핑 찬양 #“시 주석·시 사상, 두 개의 핵심 확립” #“선거는 자본과 부자의 ‘민주’” 주장 #발전·분배·기업 공동부유 방법 제시도

장진취안(江金權)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동지가 당 중앙의 핵심, 전당의 핵심 지위를 확립했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했다”며 이를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양개확립)’이라고 명명했다.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 쉬린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한원슈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왕샤오후이 중앙선전부 부부장, 장진취안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취칭산 중앙당사문헌연구원 원장(왼쪽부터)이 입장해 자리에 앉고 있다. 신경진 기자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 쉬린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한원슈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왕샤오후이 중앙선전부 부부장, 장진취안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취칭산 중앙당사문헌연구원 원장(왼쪽부터)이 입장해 자리에 앉고 있다. 신경진 기자

전날 폐막한 당 19기 제6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6중전회) 회의록인 공보에는 ‘양개확립’이란 명칭 없이 이 같은 내용만 포함됐다.
장 주임은 또 “‘양개 확립’은 전체 당과, 전체 군, 전국 인민의 공동의 바램에 부합한다”며 “시진핑 총서기는 당의 핵심, 인민의 영수, 군대의 원수”라고 호명했다. 전날 세 번째 ‘역사 결의’를 통과시킨 시 주석의 정치적 위상을 ‘양개확립’이란 용어로 정리한 셈이다. 과거 마오쩌둥의 후계자였던 화궈펑(華國鋒)이 무릇 마오의 모든 결정과 지시는 옳았다며 한자 ‘무릇 범(凡)’, ‘옳을 시(是)’를 사용해 ‘양개범시(兩個凡是)’를 주창했던 것과 비슷한 용어 선택이다.

장 주임은 더 나아가 “시진핑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 전당의 핵심 지위로 확립한 것은 시대의 부름, 역사의 선택, 민심의 향방”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장진취안은 당 직속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1년 전 5중전회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전면에 나섰다. 장 주임의 전임자는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시진핑 ‘3대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王滬寧) 현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다.

“미국 민주주의 정상회담은 세계 분열 목적” 

장 주임은 다음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소집한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겨냥한 날카로운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민주는 서방 국가의 전매 특허가 아니라 민주의 본뜻은 인민이 주인 되는 것”이라며 “일부 서방 국가가 건방지게 말하는 선거 민주는 실제로는 자본이 지배하는 선거로, 자본 집단의 게임이자, 부자의 ‘민주’이지 진짜 민주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미국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향해선 ‘커다란 아이러니’라고 깎아내렸다. 미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 72%가 미국의 민주는 좋은 본보기가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중국의 당과 정부 만족도는 각각 95%, 98%에 이른다고 과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목적은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세계를 분열하려는 데 있다”며 “세계를 두 진영이나 여러 진영으로 나누려 하지만 결과는 갈수록 의심만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진핑 주석은 6중전회에 앞서 5일 이른바 ‘전과정 인민민주’를 시연한 바 있다. 이날 베이징에서 시행된 인민대표대회 기층 선거에 참여해 선거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사진이 이튿날 인민일보 1면에 게재됐다. 하지만 독립후보로 출마한 14명의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인신 자유와 생명안전을 위해서”라며 출마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 한원슈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이 공동부유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12일 중국공산당 중앙 기자회견장에 한원슈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이 공동부유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기부 강제해선 공동부유 목적에 도달 못해” 

12일 기자회견에서는 ‘공동부유’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한원슈(韓文秀)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은 공동부유 방법에 대해 고질량 발전, 공평한 분배 시스템, 기업의 자기 역할이라는 세 가지 해법을 내놨다. 특히 “재분배는 효율과 공평의 관계를 잘 처리해, 공평을 촉진하면서도 효율을 고려해 한쪽이 다른 한쪽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수 제도를 완비하고, 직접세 비중을 높이며, 세금 징수를 강화해 수입 조절 기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 보유세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특히 기업을 강조한 부분도 주목된다. 한 부주임은 “기업인이 공동부유를 위해 공헌할 여러 방식이 있다”면서도 “기본은 합법적이고 성실한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중국 부호 기업가의 거액 기부가 당국의 압박 때문 아니냐는 여론을 인식한 듯 “기부를 강제할 수 없다. 공동부유 본뜻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공동부유 목적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