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보안사 장악해야/물러난 이상훈 전 국방의 처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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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자신의 경질발표가 있은 직후 8일 오전 9시30분 기자실에서 퇴임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장관직을 떠나는 소감은.
『재임 2년이 되는 금년말 이후 언제라도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엉뚱하게 사건이 터져 2개월 먼저 나가게됐다. 사건 직후 이 문제나 해결한 후 나가려했는데 여론과 정치권에서의 압력이 큰데다 마치 자리에 연연하는 것 같은 오해소지도 있어 7일 오후 사표를 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돼야 할 점은 없는가.
『앞으로 보안사 운영에 대해 장관이 완전장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그동안 군자체가 군인복무 규율개정 등 군 위상정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일로 겉과 속이 다른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 가슴 아프다.
보안사의 경우 과거의 관행대로 해온 것이라 사령관 등 책임자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사령부와 분실이 떨어져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가 안된 요인중의 하나다.』
­양심선언할 때 보안사령관은 알고 있었다.
『몰랐다. 당시 주한 미 대사 초청만찬에 참석해 있었다. 양심선언 후 보안사 처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안다.』
­왜 보고가 그렇게 늦었나.
『문제가 생긴 부서의 과장이 ROTC 7기 출신의 소령으로 올해 중령 진급대상에 해당돼 보고치 않고 혼자 해결하려한 때문이다. 소령의 판단 미숙으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
­관계자들의 군법회의 회부 여부는.
『문제의 심각성으로 봐 과장과 처장 등은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될 것이다. 면사무소 서류도 그렇게 허술히 취급되지는 않을 것이다.』
­보안사가 청와대에 직보하는 체제여서 장관은 보고를 받지 않는 것인가.
『장관이 전혀 보고 안받는 것은 아니다.』<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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