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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만 6개월 했는데 별장이겠나”…62억 타운하우스 두고 증폭되는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양수민 기자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양수민 기자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가 보유한 60억 원대 판교 타운하우스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판교의 베벌리힐스’라 불리는 최고급 타운하우스의 실소유주가 누군지와 구입 목적 등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어서다.

김만배 부인이 알아본 집, 거래는 왜 이한성이?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의 1호 이한성 대표가 8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의 1호 이한성 대표가 8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화동인 1호가 법인 명의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타운하우스를 62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측과 이한성 대표 측이 등장한다. 당시 중간다리 역할을 한 공인중개사 A씨는 “김만배씨 부인이 B부동산에 ‘내가 살 건 아니고 다른 사람이 집을 사고 싶어하니 좀 봐달라’며 거래를 의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언급된 ‘다른 사람’이 이한성 대표 아내라고 추측했다. 이전에도 이 대표의 아내가 여러 차례 집을 구경하러 나와서다. 지난 2019년 10월 거래가 성사되자 이 대표가 직접 나와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보안경비만 80여만원 드는데, 모델하우스 용도?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천화동인 1호 법인이 보유한 타운하우스 단지 입구

A씨 언급대로 이 대표 측이 유독 이 타운하우스 매입에 공을 들였다는 또다른 대목도 등장한다. 김만배씨 부인에게 거래를 주선한 B부동산 관계자는 “아마 다른 부동산이랑 하다가 잘 안 돼서 우리 쪽으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B부동산 대표는 김씨 부인과 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김씨 부인이 친구가 운영하는 부동산을 찾아가 거래를 의뢰할 정도로 이 대표 측이 구매에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주는 행보다. 해당 타운하우스 매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이유로 ‘보안 문제’가 거론된다. A씨는 “매입한 타운하우스는 월 관리비가 270만원인데 경비에 드는 비용만 87만원이다”며 “그만큼 보안이 잘돼있다는 뜻이라,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고르지 않았겠나”라고 짐작했다.

리모델링 6개월하고도 빈 집으로 놔둬

그럴수록 타운하우스의 구입 용도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수개월에 걸쳐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현재 마땅한 거주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김만배씨 부부나 이한성씨 부부의 주소지는 다른 곳으로 알려져 있다. 8일 경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해당 타운하우스의 매입 목적을 ‘모델하우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A씨는 “매입 후 6개월에 걸쳐 리모델링한 것으로 봐선 모델하우스나 별장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34채 밖에 없는 이곳 타운하우스의 매물은 1년에 한두 개 나올까 말까이기에 모델하우스 용도로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소유주 누굴까?

이 대표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해당 타운하우스에 대해 “내가 계약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매입 경위와 자금 출처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10시간 가까이 이어진 경찰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11시쯤 나온 이 대표는 타운하우스 관련 질문이 나오자 거듭 “사업 목적이었다. 경찰에 다 설명드렸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 수사 의뢰에 따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이성문 대표, 천화동인 1호 이 대표 등 3명과 법인의 금융거래에서 횡령 또는 배임 혐의가 없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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